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9.28 08:00

2.5% 달성 가능할까…"내수 회복하면 'U자형' 완만한 성장 가능"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4분기의 시작인 10월이 다가왔다. 연간 성적표가 나오기까지 석 달 남은 가운데 최근 한국경제는 1분기(1.3%) 깜짝 성장 이후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소비 침체로 인해 내수경기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우리 경제는 0.2% 역성장했다. 2022년 4분기 이후 여섯 분기 만에 후퇴했다. 이에 올해 성장률 전망도 유지되거나 소폭 하향 조정되는 모습이다.

이번 주 국외기관 두 곳에서 성장률 전망을 발표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25일 '9월 아시아 경제전망(ADO)'을 통해 2024년 우리나라 성장률을 2.5%로 제시했다. 7월 전망치를 유지했다.

같은 날 경제협력개발개구(OECD)도 우리나라 성장률을 2.5%로 전망했지만, 5월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3.2%로 올렸지만 국내 전망은 낮췄다.

지난달에는 국내기관이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2.5%로 내다봤다. 5월보다 0.1%포인트 낮췄다. 한은도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5월 대비 0.1%포인트 하향한 2.4%로 제시했다. 한은은 3분기 성장률은 0.5%, 4분기는 0.6%로 각각 예상 중이다.

평가기관의 하향 조정 이유를 살펴보면 '내수 회복 지연'이 첫 손에 꼽힌다. KDI는 우리나라의 경기에 대한 월간 평가에서 올해 내내 '내수 부진' 문구를 사용 중이다. 5개월 연속 '내수 회복' 진단을 내리고 있는 정부도 최근에는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차가 존재한다'며 평가 수준을 일부 후퇴시키는 모습이다.

특히 민간 경제주체의 심리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내수 개선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7월 소매판매는 비내구재(-1.6%), 내구재(-2.3%), 준내구재(-2.1%) 판매가 모두 줄면서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 고금리와 고물가 등이 구매력을 제약하는 모습이다.

이에 소비심리도 둔화되고 있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0으로 전월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100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현재 균형 상태긴하나, 8월부터 하락세로 접어든 만큼 다음 달에는 비관적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기업 체감경기도 좋지 않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살펴보면 9월 제조업 업황BSI는 69로 전월 대비 2포인트 내렸고, 비제조업은 70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기준인 100을 크게 밑도는 가운데 제조업·비제조업 모두 경영애로사항 1순위로 '내수 부진'을 꼽았다.

소비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신한투자증권은 '한국 소비 경기 점점' 보고서를 통해 "소비 경기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고물가 및 고금리 부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올해 2분기 들어 고용 경기 둔화가 가속화되면서 가계 구매력 훼손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 인하가 시작될 전망인데, 금리 인하에도 정책 시차와 정부 재정 모멘텀 둔화를 고려하면 1~4분위 가구의 소비 회복은 내년 상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대신 5분위 가구 소비 회복이 하반기 소비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0월 또는 11월 한 차례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의 의미를 갖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5년 한국 경제 전망'을 통해 "향후 국내 경제는 수출 환경의 변화,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따라 성장 추세가 변화할 수 있는 변곡점에 진입할 것"이라고 봤다.

또 "향후 수출 경기 회복세 강화 및 금리인하가 동시에 현실화된다면 소비 및 투자심리 개선으로 내수가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U'자형의 완만한 성장 경로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나, 미국 경제가 경착륙하고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 또는 기대 이하 수준일 경우에는 내외수 동반 부진으로 성장경로로의 복귀가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