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16 08:00
연중 2.5~2.6% 기대감 소멸…내수 부진에 수출 둔화 겹쳐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2%대 초반에 그칠 것이라는 연구기관의 예상이 속속 나오고 있다.
연중 2.5~2.6%까지 올랐던 성장률 전망치는 수출 모멘텀이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 부진이 계속되면서 1분기 깜짝 성장의 기대감을 연말까지 끌고 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시장은 지난달 연 3.50%에서 3.25%로 떨어진 기준금리가 11월 동결된 뒤 내년 1분기 추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한은, 28일 경제전망 발표…성장률 '하향' 예고
이날 금리 결정에 더해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된다.
현재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4%로 제시하고 있다. 작년 11월 최초 2.1% 전망에서 올해 2월까지 유지된 뒤 5월에는 2.5%로 대폭 상향됐지만 8월 2.4%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11월에는 추가 하향이 예고된 상태다.
5월 전망치 상향은 우리나라가 올해 1분기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1.3%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2분기(-0.2%) 역성장하고, 3분기 성장률도 고작 0.1%에 그치면서 연간 전망치 하향은 불가피하다.
정부의 경기 판단도 후퇴했다. 11월 그린북에서 '내수 회복 조짐' 문구를 7개월 만에 삭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2.6%로 제시했다. 전망치를 다소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졌다.
경기 둔화 시그널은 이미 관찰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수출을 견인하던 국내 수출 모멘텀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11월 1~10일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8% 줄었다.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라고 하나, 일평균수출액도 0.1% 감소했다. 10월에도 일평균 수출액이 0.2% 줄었는데, 월간 기준 감소는 13개월 만이다. 트럼프 2기 관세 부과 등 통상 이슈를 고려하면 향후 수출 증가세 지속을 기대하기 어렵다.
내수 경기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박 연구원은 "10월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 대비 8만3000명 증가했다. 약간의 고용절벽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내수 경기에 부정적 신호"라며 "여기에 최근 주가 급락 현상이 맞물리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돼 실제 소비활동이 회복되기보다는 더욱 위축될 여지가 크고,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지연도 국내 성장률에는 악재"라고 우려했다.

◆KDI·KIF "올해 2.2% 성장"…해외 IB 성장률 내리는 중
이미 연간 전망을 2%대 초반으로 낮춘 연구기관도 등장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2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라며 올해 성장률을 2.2%로 제시했다. 석 달 만에 0.3%포인트 낮췄다. 한국금융연구원(KIF)도 올해 성장률을 5월 대비 0.3%포인트 하향한 2.2%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눈높이도 낮아졌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주요 8개 IB의 올해 성장률은 평균치는 2.3%로 한 달 사이 0.2%포인트 떨어졌다.
한은도 2.4% 달성은 어렵다고 본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달 "4분기 1.2% 정도 성장하면 연간 성장률이 2.4%가 나오는데, 3분기 전망치에 비해 실적치가 낮게 나와 산술적으로 생각하면 2.4%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국정감사장에서 "올해 성장률을 2.2~2.3% 정도로 본다"고 언급한 만큼 올해 성장률은 2%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돌고 돌아 연초 전망 수준에 그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