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2.12 17:31

[뉴스웍스=강석호 기자] 지난 설 연휴 때 카페를 방문했다가 웃지 못할 일을 겪었다. 키오스크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할머니가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주문을 대신 해 드렸다. 뒤에서 물끄러미 쳐다보던 두 분의 할아버지도 기회를 놓칠세라 "젊은 양반, 나도 주문 좀 해줘"라며 다급히 부탁했다.
주문을 다 해주고 자리에 앉으려는 찰나, 이번에는 다른 노부부가 오더니 빵을 포장하고 싶다며 포장 주문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것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키오스크 사용법을 자세히 설명해 드려야겠다는 마음에 10분가량 이들에게 키오스크 사용법을 상세히 알려줬다. 본의 아니게 '키오스크 일타강사'가 된 셈이다.
시니어 세대의 '디지털 격차'가 새삼 실감이 났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키오스크 시대가 예고됐지만,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키오스크 전환에 시니어 고객의 혼란은 커지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영리 추구가 1순위인 기업에 키오스크 도입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높아진 최저임금과 인력 부족 상황에서 키오스크를 대체할 뾰족한 수단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들이 키오스크 부작용을 수수방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니어 고객은 이미 소비의 주축으로 부상한 상황이다. 이들의 소비 환경이 불편해진다면 중요한 고객을 놓칠 수 있다.
5년 뒤인 2030년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4.3%를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지금이라도 시니어 고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고민할 때다.
키오스크를 대거 도입한 프랜차이즈 기업은 시니어 전용 결제 창구 운영과 같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짜낼 필요가 있다. 시니어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분명 다양한 시너지 창출이 수반될 것이라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