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5.04.13 14:00

전체 매출 중 HBM 비중 '주목'

SK하이닉스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사진제공=SK하이닉스)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올해 1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D램 점유율 1위에 등극한 SK하이닉스가 24일 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치를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8일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1조5000억원가량 뛰어넘는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한 것을 볼 때, SK하이닉스도 이에 못지않은 '깜짝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매출 17조1936억원, 영업이익 6조5299억원이다. 전년 동기(매출 12조4296억원, 영업이익 2조8860억원) 대비 매출은 38.32%, 영업이익은 126.26% 각각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전 분기(매출 8조828억원, 영업이익 19조7670억원)와 비교할 경우 매출은 2조5000억원 이상 줄었고,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통상 매년 4분기는 PC 및 모바일 시장 수요가 증가하며, 1분기는 비수기"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와 함께 엔비디아 칩을 생산하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이 한계치에 도달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이 정체 구간이 놓여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M16. (사진제공=SK하이닉스)

◆삼성전자·마이크론 '깜짝 실적' SK하이닉스 이어지나

이처럼 계절적 요인이 존재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 판매 호조로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에 앞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것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특히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글로벌 D램 시장에서 42년 만에 처음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도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분기 D램 시장에서 점유율 36%를 기록해 1위에 올랐고, 만년 1위였던 삼성전자는 34%의 점유율로 2위로 내려앉았다. 

SK하이닉스의 HBM 판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4분기에 HBM 매출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했으나, 올해는 5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밝힐 것으로 보이는 HBM 매출 비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범용 메모리도 중국의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으로 스마트폰 채널 재고 소진이 확인됐고, 관세를 부과하기 범용 메모리를 사놓는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면서 물동량 증가로 이어졌다. 메모리 3사가 D램 공급을 제안하고 낸드를 감산하면서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예상보다 늘어난 물동량으로 '범용 메모리 재고 수준 정상화'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17조9000억원, 영업이익 6조7000억원으로 당사의 기준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고가의 12단 HBM3E 제품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분기 후반 범용 메모리 판매 호조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낸드 부문에서는 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출하량과 가격 모두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영업이익을 4% 상회하고 D램에서는 6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드는 1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1분기부터 12단 HBM3E 출하가 본격화하며 분기별 D램 평균 영업이익률이 52%로 예상된다. 낸드는 자연 감산 효과로 올 연말까지 수급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라인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라인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2분기 '핑크빛 전망' 주류…"HBM 실적 3월부터 회복될 것"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핑크빛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HBM을 찾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점차 더 많아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수요에 미국발 관세 정책이 시행되어도 HBM 시장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2단 HBM4 양산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차세대 제품인 HBM4E도 적기에 공급해 HBM 시장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SK하이닉스는 일반 D램보다 3~5배 비싼 HBM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수익성이 기대된다"며 "특히 이구환신, 관세 영향으로 범용 메모리가 많이 팔린다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낸드도 감산 효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 2분기부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 33조7000억원에서 36조2000억원으로 7% 상향 조정했다. 다만 1a 및 1b 나노 전환 투자 및 HBM 투자로 인해 D램 중심의 투자가 집행될 것이어서 감가상각비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수출입 데이터 기준 1~2월 부진했던 HBM 실적이 3월부터 회복될 것이다. 논(NON) HBM 메모리 가격도 반등이 전망된다"며 "다만 낸드 사업 부진에 의한 감익을 반영해 2분기 매출 19조원, 영업이익 7조6000억원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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