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8.09 10:09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저는 미국 대통령으로 블라디미르 푸틴과 2025년 8월 15일 금요일 알래스카주에서 기대가 높은 회담을 열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평화 합의 서명식에서 러우 전쟁에 대한 중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곧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고 장소도 발표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한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이 러시아가 평화를 달성할 마지막 기회인지 묻는 질문에 "난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은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 회원국들이 군사 장비 구매 지출을 늘린 것이 휴전 합의에 기여했다면서 "유럽 지도자들은 평화를 원하고 푸틴 대통령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평화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휴전 성사 가능성에 대해 "내 본능은 우리가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정말 말하고 있다"며 "언제 성사될지는 모르지만 조만간 가능할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휴전 합의의 조건물로 떠오른 우크라이나 영토의 러시아 귀속과 관련해서는 "매우 복잡하고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일부는 되찾을 것이고, 일부는 교환할 것"이라고 우크라이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러시아에 영토를 주겠다고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 이후 푸틴 대통령과 만나 담판을 짓겠다며 호언장담했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양 정상이 알래스카에서 만나면 트럼프 2기에서 첫 만남이 이뤄진다. 푸틴 대통령도 2015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유엔총회 참석차 만난 이후 10년 만에 미국땅을 밟게 된다.

이번 회담 성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제외한 만남이기에 사실상 푸틴의 승리라는 관전평도 나온다. NBC뉴스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와 푸틴의 만남 자체가 러시아의 외교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면박을 당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공개된 바 있다.
알래스카 회담에 따라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한 러우전쟁은 전쟁 피해자인 우크라이나 없이 강제 휴전될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아우르는 '돈바스' 지역을 넘겨주면 휴전하겠다는 제안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2014년에 병합한 크림반도를 비롯해 돈바스와 자포리자, 헤르손 등의 영토를 러시아 러시아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러시아에 대한 관세와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는 국가들에 2차 제재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러시아를 압박해왔다. 이번 알래스카 정상 회담이 성사되면서 관련 제재도 협상 과정 중에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