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19 09:30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양자 회담을 개최하고 경제·방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환영식에선 의장대가 도열하고 군악대가 연주하는 가운데 빈 살만 왕세자를 맞이했다. 두 사람은 미군 전투기가 백악관 상공에서 환영비행을 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양자 회담에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매우 존경받는 분", "나의 오랜 친구"라고 치켜세우며 "인권 문제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그가 이룬 성과는 정말 놀라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양국 관계에 대해 "우리는 오랫동안 정말로 좋은 친구였다"며 "모든 이슈에서 항상 같은 편에 서 있었고, 이란의 핵 능력을 없애는 데에도 우리가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암살 사건 배후에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직접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사람(카슈끄지)은 매우 논란이 큰 인물이었다. 많은 사람이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며 "그(빈 살만 왕세자)는 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밝힌 뒤 질문한 기자에게 "손님을 당황하게 하는 질문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극진한 환대에 화답이라도 하듯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사우디의 대미 투자액을 6000억 달러(약 876조원)에서 1조 달러(약 1460조원) 규모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우리는 6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거의 1조 달러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5월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가 미국에 60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는데, 당초 예정된 금액에서 4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과 친구가 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군사 우위 약화나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에 대한 행정부 일각의 우려에도 사우디에 미국의 F-35 전투기를 판매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국교를 정상화하기 위한 '아브라함 협정'에 사우디가 참여할지와 관련, 빈 살만 왕세자는 "협정의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면서도 "동시에 '두 국가 해법'을 위한 명확한 길이 보장되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허용해야 한다는 사우디의 종전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아브라함 협정 확대 가능성은 현재로선 작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