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25 17:09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카르텔 데로스 솔레스(태양의 카르텔)'를 '외국 테러단체(FTO)'로 공식 지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이 카르텔의 우두머리로 규정하고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태양의 카르텔이 미국으로 불법 마약을 반입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로 FTO 지정을 단행했다.
태양의 카르텔은 1990년대 마약으로 부패한 베네수엘라 고위 군 장교들을 일컫는 표현으로, 당시 장교 제복에 태양을 상징하는 계급장이 붙어 있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FTO로 지정되면 해당 조직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된다. 이들을 지원하는 사람들 또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에는 또 다른 베네수엘라 기반 카르텔인 '트렌데아라과'를 FTO로 지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태양의 카르텔이 "존재하지도 않는 단체"라며 이번 FTO 지정을 "우스꽝스러운 조작"이라고 일축했다.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이는 불법적이고 비합법적인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비열한 거짓말이며, 이전의 모든 공격과 마찬가지로 실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국의 목적은 베네수엘라가 가진 석유, 가스, 금, 광물 등을 확보하는 것뿐"이라며 이번 조치가 "이를 위한 불법적이고 비합법적인 정권 교체 시도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약 밀매와의 전쟁'을 이유로 최근 몇 달 동안 공해상에서 베네수엘라 마약운반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을 공습했고, 이 과정에서 숨진 사람은 현재까지 최소 80명에 달한다. 그와 동시에 미국은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강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 호가 이 지역에 파견되면서 군사적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날 댄 케인 미군 합참의장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군대와 이 지역의 해군 전함을 방문해 임무 중인 군인들을 격려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번 방문은 이 지역에 대한 군사력 증강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FTO 지정이 마두로 정권 축출을 위한 군사 공격의 명분 쌓기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