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적폐 ③] 일자리 16만개 중국에 뺏길 판…中企 보호 위주 정책, 'K-드론' 경쟁력 갉아먹어
[K-적폐 ③] 일자리 16만개 중국에 뺏길 판…中企 보호 위주 정책, 'K-드론' 경쟁력 갉아먹어
  • 장진혁 기자
  • 승인 2020.11.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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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종 회장 "한국 제작 8000만원 드론, 중국 200만원 드론보다 성능 떨어져…원천기술 확보 지원 절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은 지난 2월 4일(현지시간) 르완다 서부 국경지역에 위치한 키부 호 인근에서 두 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수소드론 'DS30'을 아프리카 대륙에 처음으로 선보인 바 있다. (사진제공=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은 지난 2월 4일(현지시간) 르완다 서부 국경지역에 위치한 키부 호 인근에서 두 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수소드론 'DS30'을 아프리카 대륙에 처음으로 선보인 바 있다. (사진제공=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서울 도심 하늘길을 여는 첫 비행에 왜 중국산 드론을 사용했는지 의문이 든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지난 11일 '도시, 하늘을 열다'라는 부제로 진행한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에서 중국산 드론택시를 사용한 것이 알려진뒤 이같은 질타를 받았다. 정부가 중국에 점령당할 위기에 놓인 국내 드론산업을 살리기는 커녕 중국산 드론택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는 평가는 뼈아픈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실증에는 2인승급 드론기체 1대가 투입됐는데, 중국 이항 사(社)의 제품으로 알려졌다. 해발 50m 상공에서 여의도 한강공원, 서강대교, 밤섬, 마포대교 일대 1.8㎞를 두 바퀴(총 3.6㎞) 약 7분간 비행했다. 국내 기업들도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택시를 개발 중이지만 현시점에서 실제 비행할 수 있는 시제품 자체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중국산 제품으로 실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4일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하늘길 출퇴근을 가능케 할 차세대 모빌리티인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의 2025년 상용화 서비스 개시를 골자로 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도심항공교통은 도시권역 30~50㎞의 이동거리를 비행할 수 있고, 승용차로는 1시간 걸리는 거리를 20분 만에 갈 수 있어 대도시권 지상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도심에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전기동력을 활용해 소음도 적다.

정부가 내놓은 시장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내 도심항공교통 산업은 2040년 시장규모가 13조원에 달할 것이며 일자리 16만개, 생산유발 23조원 및 부가가치유발 11조원 등의 파급효과로 미래 산업을 이끌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뒤늦게 드론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초기 규제가 시장 진입과 기술 혁신을 가로막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드론산업을 선도할 '국가대표 기업'이 아직 없고, 일부 공공기관의 중국산 드론 선호와 저조한 드론 활용 실적 등은 정책 미흡점이자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국내 드론업체 51.9%, 매출 10억 미만으로 '영세'…전 세계 특허 비중도 7% 불과

드론은 사람이 비행체에 직접 탑승하지 않는 무인기(無人耭)를 뜻한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 군사용으로 개발되다 2000년 이후 IT기술과의 융합으로 산업 저변에 확대됐다. 장난감이나 촬영용으로 알려져 있지만 감시·측량·배송 등에 사용되면서 가격이 올라가고 크기도 커지면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드론은 군사, 취미 외에도 안전진단, 감시 측량, 수송, 물품 배송, 운송수단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시장 자체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는데다 연관 산업에 파급력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2016년 56억1000만달러인 드론시장 규모는 2025년 239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수용 시장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취미용보다 상업용의 성장이 빨라 2022년이면 취미용(37억달러)보다 상업용 시장규모(44억8000만달러)가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과 통신, 농업 분야 등이 성장이 밝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세계 드론 시장 전망(왼쪽)과 활용분야별 상업용 드론 시장규모추정.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하지만 국내 드론산업은 이제 막 시장을 형성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2017년에 발표된 정부부처 로드맵에 따르면 국내 시장 규모는 2016년 글로벌 시장의 1%에 불과할 만큼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드론업체의 51.9%가 매출규모 10억원 미만의 영세한 규모다.

더구나 전 세계 드론 관련 특허 중 한국의 비중은 7%로 미국 28% 등 주요국보다 낮고 핵심부품 기술력 또한 세계 최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국내 시장은 수입 드론에 의해 점유된 지 오래다. 지난해 8월말 현재 지방항공청에 등록한 드론 1만21대 중 국내산 제품이 10% 미만인 점은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방항공청은 사업용 12㎏ 이상 대형 드론을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주요국 드론산업 지원 정책. (자료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주요국은 한발 앞서 강력한 산업육성책을 실시했고 제도 유연화를 추진했다.

중국은 '선허용-후보완'의 기술수용적 정책기조와 함께 강력한 공공수요 창출과 보조금 지급 등을 내세우며 정부 주도로 산업을 빠르게 육성했다. DJI, 이항 등 기업의 성공으로 세계 최대 소형드론 생산기지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최근에는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집중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벤처캐피탈과 인수·합병(M&A)으로 민간주도의 성장으로 시장을 키워왔다. 최근 아마존, 구글, 퀄컴 등 글로벌 기업이 투자하는 가운데 최근 산업화에 주도권을 뺏길 것을 우려해 당국이 엄격한 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UPS, 알파벳, 아마존에 가시거리를 넘어서는 상업 배송을 잇달아 허용하는 등 발 빠르게 배송 분야의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일본은 2016년 로드맵을 마련하고 매년 로드맵을 수정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의 장기 계획을 실행 중이다. 또한 국가전략특구제도를 활용해 산림감시, 택배 등 다양한 산업화를 실험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부랴부랴 대표-유망기업 22개 집중 육성…"그간 중소·중견·대기업 시너지 효과 막아"

한국 역시 드론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국산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등 후발주자로 캐치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13일 국내 드론산업을 선도할 K-드론 브랜드 기업 육성과 '드론산업 육성정책 2.0'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5년까지 국가대표 기업을 2개 이상, 혁신기술 보유 유망주기업을 20개 이상 육성해 K-드론 브랜드 기업이 글로벌 드론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드론 운영 관련 규제 수준을 주요국과 유사하게 정비했을지는 몰라도 2017년 공공조달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에 드론을 지정하는 등 여전히 드론산업의 중소기업 보호에 멈춰있는 실정이다.

'드론산업 육성정책 2.0'을 통해 중견 이상 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진입도 단계적으로 허용한다고는 하나, 지금까지 역차별을 받고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중견·대기업이 향후 활약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현재 드론을 개발 중인 대기업은 한화테크윈, LIG넥스원 등 대부분 방산업체다. 민간용 드론을 제조하고 있는 곳은 유일하게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뿐인데 그마저도 드론용 수소 연료전지팩이 주된 사업 분야다.

도전적인 수요를 창출해야 할 공공분야 사업 주체를 중소기업으로 한정하고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함으로써 한참 치열한 경쟁 중인 드론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기회가 축소될 수 있는 것이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중소기업 보호 위주의 정책이 오히려 드론산업의 중소·중견·대기업 시너지 효과와 경쟁력을 막을 수 있다"며 "국내용 보호정책보다 전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실력에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설 원천기술 개발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한 예산을 정부가 매년 삭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석종 한국드론산업협회장은 뉴스웍스와의 통화에서 "한국에서 제작한 8000만원 상당의 고가 드론은 크기만 크지 중국의 200만원짜리 드론보다 성능이 뒤떨어진다"면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이미 10년 이상 차이가 나다보니 이젠 대기업조차 드론산업에 쉽게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드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원천기술 개발을 중요성을 알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무인이동체 원천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매년 예산이 삭감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규제 완화보다도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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