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0.31 11:29

에코프로, 고점 比 58%↓…엔솔·포스코·LS도 '추락'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지속…"옥석 가리기 필요"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올여름 증시를 강타한 이차전지 종목들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고점 대비 약 50% 하락한 상황에서 증권사는 당분간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14분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전장 대비 1만3500원(3.33%) 떨어진 39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은 4.72%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에코프로는 3.17% 하락했다.

지난 7월 증시를 강타한 이차전지 종목들은 최근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현 주가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고점(62만9000원)  대비 37.76% 하락했으며,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58.48%, 65.33% 떨어졌다.

이차전지 관련주로 묶이며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그룹 종목들과 함께 급등세를 탄 포스코홀딩스와 LS도 불과 3개월 만에 45.42%, 47.19% 떨어졌다.

이차전지 종목들의 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낮추며 투자자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에코프로의 주당 가치가 70만원이었던 지난 4월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2027년 자회사별 예상 이익에 근거한 에코프로의 향유 가치는 비엠 5조8000억원, 머티리얼즈 3조6000억원, 이노베이션 6000억원, CnG 8000억원이며 합산 목표 시총은 11조8000억원"이라며 "위대한 기업이지만, 위대함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적정 주가로 45만원을 제시했다. 

이후 주가가 50만원선까지 하락했지만 7월부터 다시 급등세를 타며 주가가 150만원선까지 급등했다. 이때도 이차전지 종목들의 '고평가' 논란은 지속됐다. 하지만 환희에 젖은 일반투자자들은 증권사의 이차전지 종목들에 대한 '매도' 리포트를 두고 '공매도 세력과 결탁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차전지 양극재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하락세를 타자 이차전지 종목들도 급락했다. 최근에는 유럽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면서 테슬라가 올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고,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 수요 둔화를 반영해 내년 중반까지 2년간 4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면서 하방 압력은 더 강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이차전지 순매수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순매수를 많이 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포스코홀딩스(3위), 에코프로비엠(4위), 포스코퓨처엠(5위), 삼성SDI(6위)도 상위권에 들었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가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존 72만원에서 약 31% 하향한 50만원을 제시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세계 배터리 판매 성장률이 20% 수준인 점, 내년에 추가 둔화될 것임을 고려하면 내년 전기차 판매량은 10% 내외 증가에 그칠 것"이라며 "이를 반영해 LG에너지솔루션의 2024년 매출액 42조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으로 실적 전망치를 각각 16%, 28% 하향하며 긴 호흡의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대신증권(75만→60만원), 키움증권(81만→66만원), 메리츠증권(67만→55만원), NH투자증권(66만→53만원)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차전지 대장주의 목표가를 낮추는 상황에서 당분간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전기차 수요 둔화를 우려한 생산 모델 및 생산량 목표 지연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대선에서의 트럼프 당선 가능성, 중국의 보복조치로 인한 원재료 조달 등 내년은 다양한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는 해이기 때문에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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