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3.12.28 11:38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사진제공=TY홀딩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사진제공=TY홀딩스)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태영건설이 내년 갚아야 할 자금이 총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28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보유한 PF우발채무는 3조600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착공 또는 분양예정 단계의 PF우발채무가 2조원이며, 분양시장 양극화로 위험성이 높은 광역시 및 기타지방 소재 우발채무가 1조원으로 파악됐다.

이 중 2024년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PF우발채무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 당장 급한 불은 한국투자증권 펀드 만기다. 이 펀드는 2800억원 규모로 내년 3월 만기 예정이다. 펀드를 포함한 PF대출 및 유동화증권 만기 규모는 모두 3952억원에 달한다. 이후 내년 2분기부터 1000억~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갚아야 한다.

9월 말 별도기준 태영건설의 자본총계가 9538억원, 현금성자산이 4338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회사의 PF우발채무 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그간 태영건설은 지주사 펀드 조성을 통해 2022년 하반기 발생한 PF우발채무 차환 위험에 대응해 왔다. 올해 1월 지주사로부터 4000억원, 3월에는 한국투자증권과 펀드 조성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이후 금융시장의 건설업종 투자 기피와 회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리스크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히 회사의 재무적 대응력 대비 우발채무 규모가 과도한 점이 부각되면서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장의 PF채무도 차환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일단 태영건설은 본사 담보 차입 등 자체 자금 조달뿐 아니라 TY홀딩스로부터 현금유동성 지원을 통해 대응 중이다. TY홀딩스는 지난 9월 이후 태영건설의 PF우발채무 직매입, 태영건설 사옥 담보권 해제 등을 통해 회사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달에도 계열사인 태영인더스트리, 평택싸이로 매각을 통해 2500억원, 포천파워 지분 매각으로 264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계열사 매각대금 지원이 원활히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 회사는 연내 4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에도 자체적으로 광명오피스, 경주 토지(1000억원) 등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부 사업장의 중단 또는 매각을 통해 PF유동화증권의 회수 방안을 계획 중이다.

또한 TY홀딩스도 보유 자산을 활용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금유동성 확보 계획에도 불구하고 현재 태영건설의 재무적 대응력보다 우발채무 규모가 커, 단기적으로 만기 도래하는 PF우발채무의 차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자료제공=나이스신용평가)
(자료제공=나이스신용평가)

한편, 태영건설은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의 법적 근거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은 일몰됐다가 지난 26일부터 다시 시행됐다.

워크아웃은 채권단 75% 이상이 동의하면 기업 채무조정과 신규자금 지원해준다. 태영건설은 채권단이 많아 자율협약이 어렵다고 판단해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되면 통상 2주 정도 채권 행사가 유예된다. 또 주채권은행은 14일 이내에 채권자에게 회의 소집을 통보하고, 협의회를 통해 회사 정상화 방안,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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