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3.12.28 11:08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사진제공=TY홀딩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사진제공=TY홀딩스)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유명 아파트브랜드인 '데시앙'을 보유한 업계 16위의 대형 건설사이지만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으로 최근 자금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워크아웃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 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은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에 채권금융기관이 만기 연장과 자금 지급 등을 해주는 제도인데 쉽게 말해 회사 주머니사정이 악화했다는 의미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단의 관리하에 대출 만기 조정, 신규 자금 지원 등을 받게 된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같은 날 오전 중 채권은행에 채권단협의회 구성을 통보했다.

참고로 태영건설은 1980년대 말 1기 신도시 조성 사업 등에 참여해 큰 성과를 거뒀다. 이를 발판삼아 1990년 국내 첫 민영방송 사업자로 선정돼 서울방송(현 SBS)을 설립했다.

이후 태영건설은 사업을 확장해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사업, 도로나 철도 등 국가 기간산업을 건설하는 토목사업, 방송시설·의료시설 등을 건설하는 건축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1990년대 당시 30위권이었으나 지난 2020년 이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3~17위로 뛰어올랐다. 

이와 같은 태영건설의 PF대출 보증잔액은 현재 약 3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현대건설 2조2600억원, GS건설 1조7000억원, 대우건설 1조1100억원과 비교해도 눈에 띌 정도로 많다.  

한국기업평가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달부터 내년 2월까지 1900억원 규모의 채무만기가 도래한다. 태영건설의 올해 9월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대비 2299억원 증가한 1조8176억원에 이른다. 

앞서 태영건설은 유동성 문제해결을 위한 자구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올해 1월 지주사인 TY홀딩스로부터 4000억원을 차입하고, 본사 사옥 담보대출 1900억원, 물류회사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2400억원, 화력발전소 포천파워 지분 전량매각 264억6000만원 등 자구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또 TY홀딩스가 SBS미디어넷 지분 가운데 70%를 담보로 760억원을 차입하면서 최악의 상황에서 SBS 지분 매각 얘기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자구안 마련 노력에도 연달아 만기가 돌아오는 PF대출을 감당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회사로부터 우선 조달해 사업을 일으킨다. 이 돈으로 아파트 등 건물을 지어 분양해 번 돈으로 PF를 갚는 형식인데 지난해부터 고금리, 공사비 급등,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한계 상황에 몰리는 개발 현장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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