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4.01.05 11:40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제공=TY홀딩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제공=TY홀딩스)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한화생명, 농협손해보험 등 국내 생손보사가 태영건설에 빌려준 돈이 23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태영건설은 9조원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한 상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이 태영건설에 빌려준 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2362억원이다. 

이 중 한화생명은 태영건설에 PF 대출약정으로 845억원을 빌려줬다. 동일한 사유로 IBK연금보험과 흥국생명은 각각 268억원을 꿔줬으며 농협생명은 148억원을 대출해줬다. 

농협손해보험은 태영건설에 시설자금대출 명목으로 332억8000만원, 한화손해보험과 푸본현대생명은 각각 249억6000만원을 빌려줬다.

KDB산업은행이 태영건설 금융채권단에 보낸 문건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보험업계를 비롯해 금융사에 직접 빌린 금액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는 PF 대출금을 비롯해 회사채, 담보대출, 기업어음 등이 포함돼 있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사에서 채권단 400여 곳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열고 워크아웃 관련 자구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태영 측이 구체적인 자구안을 제시하지 않고 단지 '열심히 하겠으니 도와달라'는 취지로만 말하고 있다"며 "채권단 75%가 태영 측의 제안에 동의한다고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태영건설 워크아웃 불발은 물론 법원 회생절차(법정관리)로 번질 가능성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 경우 상거래채권 등 모든 채권이 동결돼 국내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보험업계는 이번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와 관련한 피해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영건설에 빌려준 돈에 대한 담보가 확실한데다, 이는 선순위채권으로 이뤄져 있어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해당 대출은 태영건설이 아닌, 태영건설이 추진 중인 전주 에코시티 프로젝트에 실행한 것"이라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서 100% 담보로 하는 건인데다 현재 전주 에코시티의 임대율은 100%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에 하나 건설사가 디폴트 하더라도 HUG가 100% 보증하므로 당사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부연했다. 흥국생명, 농협생명 등도 HUG를 통한 100% 보증을 담보로 둔 상태로 알려졌다.

참고로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한화생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총액은 2조2800억원 규모다. 한화생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대비 태영건설 대출액 비율은 3.8% 수준이다. 

한편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 14곳의 대출채권 총액은 2022년 3분기 기준 162조원이다. 2023년 3분기는 이보다 49조원 적은 113조원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동안 부동산담보대출금 총액은 58조6882억원에서 56조4394억원으로 2조2488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로써 대출채권 총액에서 부동산담보대출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6.0%에서 49.8%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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