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6.02.15 19:07

올해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에서 재불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영훈 셰프(33·사진)가 별 한 개를 받았다. 미슐랭 가이드는 우리에게 미쉐린(미슐랭의 영어식 발음)으로 알려진 프랑스의 세계적인 타이어 회사가 맛과 서비스 시설 등을 고려해 최고의 음식점을 선정하는 책자로 매년 발행된다.
이 셰프가 프랑스 리옹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르 파스 탕(Le Passe Temps·기분전환이라는 뜻)’은 지난 1일(현지시간) 2016년판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하나를 받아 올해 프랑스에서 별 한 개 레스토랑으로 새로 뽑힌 42곳에 포함됐다.
이 셰프는 지난 1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하나를 받았다는 전화를 받고는 스팸 전화가 아닌가 생각해 고맙다는 말도 못했다”며 “프랑스에서 일본인 셰프는 20명 넘게 미슐랭 별을 받았는데, 한국 사람도 프랑스 요리를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식당을 열 때부터 미슐랭 가이드 별을 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했다.
한국관광대 호텔조리과를 졸업하고 2009년 프랑스로 건너가 폴 보퀴즈 요리학교에서 공부한 이 셰프는 2014년 4월 프랑스 리옹에서 식당을 개업했다. 르 파스 탕의 직원들은 소믈리에(와인 전문가), 요리사 등 모두가 한국인이다. 90㎡에 좌석 수가 26개밖에 안되지만 미슐랭 가이드 발표 후 인터넷으로만 하루 100∼200건의 예약이 몰리고 있다.
개업 초기에 경제적·문화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이 셰프는 당일 구하는 최상의 재료로 프랑스 요리를 변형해 손님을 끌기 시작했다. 르 파스 탕의 대표 요리는 한국 수제비와 흡사한 푸아그라 요리다.
앞으로 리옹과 한국에 레스토랑을 하나씩 더 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이 셰프는 “프랑스에서는 미슐랭 가이드 별 2∼3개 셰프들도 다른 요리사와 똑같이 출근해 일한다”며 “한국에서는 셰프들의 대외활동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