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온라인뉴스팀
  • 입력 2016.05.10 18:39

강영훈 전 국무총리가 10일 향년 94세로 별세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던 강 전 총리가 이날 오후 3시 7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 당시 1988년부터 1990년까지 국무총리를 지낸 강 전 총리는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역임했으며 주영국대사와 주로마 교황청 대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강 전 총리는 1922년 평안북도 창성에서 태어나 영변농업학교를 졸업하고 만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해방 이후에는 군사영어학교에 들어가 1기로 졸업해 육군 소위로 임관해 군인의 길을 걷는다.

6·25 전쟁에 참전해 무공을 인정받은 강 전 총리는 육군 제2사단장, 제6군단장, 육군사관학교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후 5·16 군사 쿠데타 당시 육군 중장으로 예편했다.

그 후 그는 학계 및 관계에서 활동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장을 역임한 그는 1978년 외무부 외교안보연구원장으로 발탁됐으며, 그 후 주영국 대사와 주로마 교황청 대사 등 외교 업무를 맡는다.

그러다 제13대 총선에 전국구 후보로 출마해 정계에 몸 담게 됐으며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제21대 국무총리로 임명했다.

특히 재임 기간인 1990년 9월 분단 45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 총리회담을 성사시켜 남북화해의 새 장을 열었다. 그해 10월에는 홍성철 통일원 장관과 함께 우리 총리로는 처음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해 주석궁에서 김일성 주석을 만나기도 했다.

퇴임 후에는 1991년부터 1997년까지 6년간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맡아 북한 수재민 돕기(1955년) 등 대북 인도적 지원, 남북이산가족면소회 설치 제의(1997년) 등 남북 교류에 큰 족적을 남겼다.

강 전 총리는 우직하고 올곧은 성품으로 널리 존경받아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쿠데타를 일으키자 이를 반대해 ‘반혁명분자’로 낙인 찍혀 장성으로 투옥된 1호 인사가 되기도 했다.

6·25 전쟁 당시부터 살고 있던 집에서 50여년을 지내고 국무총리에 재직하면서도 허름한 단골 이발소를 찾는 등 검소한 생활을 한 것으로도 유명했다.

부인 김효수 씨와의 사이에 형제 변호사인 장남 성용씨, 차남 효영씨, 차녀 혜연씨 등 2남 1녀를 뒀다.

장례는 대한적십자사 김성주 총재, 정원식 전 총재,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장의위원장을 맡아 사회장(葬)으로 진행되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다.

14일 오전 9시 명동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예정돼 있으며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같은 날 오전 11시 영결식이 거행되며 장지는 국가유공자 제3묘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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