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1.05 14:00
수신경쟁 여파 조달금리 상승 발목
금융시장 안전판 역할 주문도 부담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올해 은행 산업은 안정적인 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다만 급격한 금리 상승과 경기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성장이 멈출 것이란 우려도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 산업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은행의 평균 NIM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2019년 NIM은 1.6%에서 2020년 1.4%, 2021년 1.5%로 개선세를 이어왔다. 2022년 3분기에도 1.6% 수준을 기록해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보여줬다.
NIM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금리 상승 덕분이다.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급등해 지난해 은행의 이자이익도 대폭 늘었다.
다만, 2023년의 경우 금융기관 간 수신경쟁에 따른 저원가성 예금 감소로 조달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NIM 개선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여기에 가계대출 위축으로 인한 대출 성장이 둔화되고, NIM 개선 제한으로 2023년 이자이익 규모는 2022년에 비해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올해 은행의 경영성과는 리스크관리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 부담 증가와 실물경기 부진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취약계층의 가처분소득 감소, 다중채무자 채무상환능력 저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원자재가격 상승 및 주택경기 악화 등에 따른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한계상황에 있는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부터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수석연구원은 “실물경기와 조달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정부 금융지원으로 이연되고 있는 잠재부실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지난해 이익이 늘어난 만큼 올해 은행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더욱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융당국은 은행의 자금시장 안정판 역할을 주문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단기자금시장과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지주사와 은행에게 적극적인 금융안정화 노력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은행들은 자금경색 우려가 있는 CP, ABCP, 전단채 매입 등을 통해 단기자금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채권안정펀드 및 증권안정펀드 참여와 계열사 자금공급을 요구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도 대폭 늘었다. 취약계층에 대한 채무조정(새출발기금) 및 대환대출 프로그램 참여 역시 은행 입장에선 부담이다.
대신 금융당국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 예대율과 같이 코로나19 이후 정상화 단계에 있었던 은행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정이 심화되지 않을 경우 유동성 공급 조치 등이 은행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문가 예상이다.
관련기사
- 범금융권 “경제위기 극복 위해 금융권 힘 모을 때”
- 추경호 "거시금융책임자 F4 원팀으로 위기극복"
- 정영채 "5월 지나면 미국 금리 문제·물가 지수 안정될 것"
- 월가 대형은행 70% "올해 美 경기 침체"…하반기 금리 인하로 선회
- 40대 은행원, 지점에 앉을 자리 없다…통폐합 물결 속 인력 감축 확산
- [2023 금융기상도②] 증권사 '보릿고개' 예고…기초체력 흔들
- [2023 금융기상도③] 보험 해지 막아라…역성장 위기감 고조
- [2023 금융기상도④·끝] 이자 부담에 지갑 닫는 소비자…카드사 실적 먹구름
- 시중은행, 예·적금 우대금리로 설 세뱃돈 흡수…최고 9% 적금도 내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