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0.05 15:34

지분 보유 목적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바꾸며 경영 참여 본격 예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 탓 경영권 인수 가능성 적어…주주행동땐 주가요동 불가피

다올투자증권 전경 사옥. (사진제공=다올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전경 사옥. (사진제공=다올투자증권)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다올투자증권의 2대 주주로 올라선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바꾸면서 다올투자증권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직접 인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내년 초 주주행동을 통해 주가 띄우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올투자증권의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지분 보유 목적은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김 대표는 공시를 통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 각호에 대한 세부 계획은 없지만 장래에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관계 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시행령에는 이사 및 감사의 선임·해임, 회사 합병·분할 등이 있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당시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집중 매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지분은 김 대표가 7.07%, 부인 최순자 씨와 법인 순수에셋은 각각 6.40%, 0.87%로, 총 14.34%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의 지분은 24.82%다. 

김 대표가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다올투자증권의 경영권 분쟁 역사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병철 회장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사장 시절인 지난 2016년 처음으로 다올투자증권의 전신인 KTB투자증권의 지분 5.81%를 매입한다. 당시 이병철 회장은 "우호적인 경영 참여를 통해 중장기 회사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은 KTB투자증권의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당시 KTB투자증권의 회장인 권성문 회장과 1년간 경영권 분쟁을 지속했고, 2017년 말 권성문 회장이 이병철 회장에게 보유 지분을 넘기면서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됐다. 이병철 회장이 처음부터 인수를 타진하지 않았지만, 결국 경영권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김기수 대표가 직접 인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지분 중 특수관계인을 제외하면 7%에 불과하다. 금융사의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려면 금융위로부터 적격성 심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심사를 피하기 위해 특수관계인과 나눠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되기에 직접 인수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문사 대표라고 하더라도 증권사 수장을 맡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내년 주총 전 본격적으로 주주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레고랜드발 부동산 PF 사태 당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고, 올해만 다올신용정보, 다올인베스트먼트 등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 내내 리스크관리, 포트폴리오 재편 등 내실 다지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도 대내외적인 상황이 회복되지 않고 있어 실적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대표가 경영 정상화와 함께 배당, 이사회 교체 등을 주장하며 주주행동에 나설 경우 주가는 요동칠 수 있다. 

올 초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은행지주에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해 주주환원 정책 도입을 요구했다. 이에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지방은행지주들의 주가가 한 달간 약 10~20% 상승했다. 

회사의 경영권 분쟁은 통상 주가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김 대표가 아직 구체적인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어 주가도 아직 요지부동이다. 지난 4월 하한가를 기록하며 3630원에 장을 마친 이후 약 6개월이 지났지만, 현 주가도 3800원 수준이다. 

김 대표가 내년 초 주주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하면 주가가 널뛰기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다올투자증권이 넘어가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2대 주주가 주주 행동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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