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2.19 08:46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제공=TY홀딩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제공=TY홀딩스)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최근 워크아웃 루머에 시달린 태영건설이 단기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19일 태영건설이 보증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4조41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자 SOC 사업을 위한 PF 대출 보증액을 제외한 순수 부동산 개발 PF 잔액은 3조2000억원으로, 이중 상환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 채 미착공 상태로 남아 있는 현장의 비중이 과반"이라며 "미착공 현장의 45%가 6대 광역시를 포함한 지방 소재로 모든 지방 현장이 미착공 상태에서 대출 연장 없이 사업을 마감할 경우 태영건설이 이행해야 하는 보증액은 약 7200억원"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사업성이 부족한 현장의 PF 대출 재구조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태영건설이 가장 먼저 직면하게될 리스크라고 짚었다.

문제는 단기 유동성 부족을 꼽았다. 강 연구원은 "태영건설의 지난 9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9300억원이며, 부채비율은 478.7%에 달한다"며 "시공능력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부채비율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또한 영업이익은 이자비용으로 모두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서 갚기도 어려운 것으로 봤다. 그는 "매년 부동산 개발 자회사를 통해 자체 사업 의존도를 높였지만, 시장이 빠르게 망가지면서 핵심 부문 수익성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대형 건설사들이 한해 분양 물량의 10~20% 정도만 자체 사업으로 가져가는 이유는 수익성이 좋은 만큼 위험도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티와이홀딩스의 유동성 지원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전했다. 다만 SBS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강 연구원은 "내년 평가 기간 전까지 SBS 외 지분 및 자산을 매각하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공정자산가액 기준 10조원을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라며 "에코비트 지분을 담보해 추가로 대출을 받거나, 비핵심 자회사 및 관계기업 지분을 매각해서 마련한 현금을 태영건설에 대여금으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다만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를 감안해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의 자구 노력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루머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이후 PF 유동화증권 스프레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경계하되 예단하지 않고 회사의 대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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