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08.07 13:22

[뉴스웍스=김벼리기자] 

# ‘부릉-’. 사하라를 자동차 시스템과 연동하고 안전벨트를 매니 시동이 켜진다. 자율주행 모드를 고른다. 오늘까지 끝내야 할 잔업이 있기 때문에 단 30분이라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심산이다. (1편 '2026년 구보씨의 하루'(上) 중에서)

# 마침 구보는 집을 나서기 전에 시킨 택배가 생각난다. “A마켓 택배 위치.”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지도가 펼쳐지고 그 위로 드론의 위치가 빨간 점으로 드러난다. ( 〃 )

4차 산업혁명의 특징 중 하나는 기존에는 한정적이던 특정 제품의 역할을 끝없이 확장시킨다는 점이다.

전화기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락’이 사실상 유일무이한 기능이었지만 ‘스마트폰’의 개발, 도입 이후 이제는 컴퓨터 역할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으로 ‘이동 수단’이라는 자동차의 전통적인 역할도 ‘옛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에 IT 기술을 결합, ‘타고 다니는 스마트폰’이라는 별칭이 붙은 ‘커넥티드카’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에서 전자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2년 20%에서 지난해 40%로 증가했다. 오는 2030년에는 50%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커넥티드카의 개념, 현황 및 전망을 알아본다.

◆‘움직이는 스마트폰’ 커넥티드카란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의 핵심은 이름 그대로 ‘연결’이다. 다른 차량, 도로망 등 주변 환경과 인터넷으로 연결, 실시간 정보를 주고받는 자동차가 커넥티드카다.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기술을 기반으로 운전자는 자동차 안에서 지인과 메신저를 주고받거나 실시간 날씨, 뉴스, 음악, 영상,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자율주행차 역시 커넥티드카의 일환이다.

자율주행차는 기본적으로 ‘사람 없어도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인다’는 ‘무인’성을 특징으로 한다. 그렇지만 ‘무인’ 주행 기술은 기본 중에 기본일 뿐이다.

자율주행차를 현실화하려면 무엇보다 주변 상황을 자동차가 스스로 인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앞에서 달리는 자동차와의 거리가 얼마나 벌어져있는지, 신호등이 빨간색인지 파란색인지 등을 파악하지 못하는 한 정상적인 운행을 할 수 없다. 자율주행차의 핵심이 자동차와 주변 환경 사이의 ‘연결’, 즉 커넥티드카인 까닭이다.

애플이 선보인 '카플레이'. <사진제공=애플>

◆2020년 1186억달러 규모…연평균 35% 성장하는 커넥티드카 시장

지난해 전 세계 커넥티드카 시장의 규모는 약 263억2000만달러였다. 4년 뒤인 2020년 시장 규모는 1186억2000만달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연평균 성장률이 35%를 웃도는 셈이다.

커넥티드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전 세계 여러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제품들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현재 커넥티드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구글과 애플이다.

구글은 차량과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소프트웨어인 ‘안드로이드 오토’를, 애플은 ‘카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운전자가 음악 감상, 메시지 전송, 인터넷 검색 등을 할 수 있는 앱이다. 현재 두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 차량은 약 150만 대에 달한다. 

자동차 제조기술과 IT 관련 기술이 하나로 집약된 ‘커넥티드카’의 특성상 자동차 제조사와 IT·통신기업 간 활발한 협력을 통해 시장에서 몸집을 불려나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4일 빅데이터 분석 회사를 양사의 합작으로 설립하기도 했다. 폭스바겐과 LG전자도 연결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구현하기 위한 자동차 연계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한국에서도 현대자동차가 지난 4월 네트워크 장비와 솔루션 공급 기업인 ‘시스코(Cisco)’와 상호협력을 맺고 커넥티드 카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나섰다. 기아차도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라는 콘셉트로 ▲차량 네트워크 ▲클라우드 ▲빅데이터 ▲커넥티드카 보안기술 등 커넥티드카의 4가지 핵심 기술을 조기 개발할 방침이다.

관련 전문가는 “앞으로 커넥티드카가 상용화하면 마치 스마트폰 도입이 그랬듯 현재 우리가 상상하는 수준 이상으로 사회 전반의 모습은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보안 문제, 안정성 문제 등을 확실히 해결하지 않는 이상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것이다. 사실상 커넥티드카 개발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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