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9.12 12:00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 (사진제공=에쓰오일)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 (사진제공=에쓰오일)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정유업계가 3분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도 침울한 모습이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평가손실 발생이 우려되는 데다, 업계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약세가 지속되며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73.43달러로 지난 8월 평균 77.60달러보다 4.1%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유(WTI) 가격 또한 배럴당 67.67달러로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다. 브렌트유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2.24% 급락한 71.06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들은 '래깅 효과'로 인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통상 정유사가 산유국에서 원유를 구매해 제품을 생산·판매하기까지 1~2개월이 소요된다. 이때 유가가 상승하면 제품 가격이 올라 정유사가 얻는 마진이 커지고,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면 원유의 재고평가 가치가 떨어져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GS칼텍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GS칼텍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제마진까지 주저앉으며 실적 개선에 불확실성을 키웠다. 지난달 마지막 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6.7달러로 전주 대비 10% 하락했다. 지난 7월 평균 8.4달러를 기록하며 업계는 3분기 수익성 제고를 기대했으나 다시 하락세에 접어든 것이다.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을 의미한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제품 가격이 따라 상승하면서 정제마진이 커지며, 반대로 유가가 떨어지면 석유제품 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정제마진도 줄어들게 된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당분간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며 3분기 이후 수익성 개선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국제유가 하락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향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유가 하락으로 인해 재고평가손실이 예상된다"며 "정제마진의 개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정유 부문 적자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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