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11.15 06:00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전경. (사진제공=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전경. (사진제공=SK에너지)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정유업계가 줄줄이 적자 행진했다. 정제마진 급락에 이어 국제유가까지 동반 하락하며 수익성을 끌어 내린 탓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의 올해 3분기 정유 부문 영업손실 규모는 1조9539억원으로, 2조원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매출 17조6570억원, 영업손실 4233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독립법인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으나, 석유 사업에서 영업손실 6166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및 중국 석유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해 영업손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에쓰오일은 3분기 매출 8조8406억원, 영업손실 4149억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1.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효과와 환율 하락과 같은 일회성 요인으로 정유 부문에서 57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7조5898억원, 영업손실 26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했으나, 정유 부문에서 2634억원의 손실을 내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GS칼텍스는 매출은 11조65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으나, 영업손실 352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정유 부문은 유가 약세와 정제마진 하락으로 인해 50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GS칼텍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GS칼텍스)

이러한 정유사들의 줄적자에는 업계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급락이 주효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을 의미한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제품 가격이 따라 상승하면서 정제마진이 커지며, 반대로 유가가 떨어지면 석유제품 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정제마진도 줄어들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올해 1분기 배럴당 7.3달러 수준에서 3분기 3.6달러로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통상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이 4~5달러선인 점을 고려할 때 거의 이윤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보이며 실적을 악화시켰다.

다만, 업계는 4분기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4분기는 겨울철 난방유 및 휴가철 항공유 사용이 확대되는 계절적 성수기로 꼽혀서다. 정제마진 또한 지난달 5달러대를 회복한 데 이어 이달 초 손익분기점을 웃도는 6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 (사진제공=에쓰오일)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 (사진제공=에쓰오일)

에쓰오일 관계자는 "4분기부터 계절적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아시아 정제마진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완화 기대감으로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역시 4분기 실적 개선을 점쳤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정유 업황은 4분기 정제마진 개선 이후 내년 다운스트림 공급 확대가 제한적인 국면에서 단계적 수요 개선이 예상돼 점진적인 회복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유가 수요가 부진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난방 수요로 추가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특히 겨울철이 다가오며 경등유 마진도 점차 회복하고 있어 정제마진 역시 3분기보다는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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