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4.10.03 14:56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 R&D 테크데이

현대모비스가 개최한 ‘2024 R&D 테크데이’에서 전시 제품 별로 연구원들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개최한 ‘2024 R&D 테크데이’에서 전시 제품 별로 연구원들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서울 경복궁에서 차로 약 50분을 달리자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가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곳은 현대모비스의 차세대 전동화 기술 개발의 혁신 거점이다.

현대모비스는 2일 의왕연구소에서  ‘R&D 테크데이’를 개최하고 전동화 연구동을 처음 언론에 공개했다. 더불어 상용화를 앞둔 신기술과 전동화 부품 전략도 소개했다.

기자가 찾은 전동화 연구동은 연구동과 부속동을 포함해 총 2만1600평 규모에 지하 4층, 지상 5층으로 이뤄졌다. 이곳은 연구개발(R&D)뿐 아니라 시험 및 성능 평가, 품질 분석 등 전동화 핵심 부품 개발을 위한 종합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연구소에 들어서자 깔끔한 인상을 주는 로비가 눈에 들어왔다. 안내데스크에서 명찰을 받고 대강당인 커넥트 홀로 향했다.

2일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에서 이영국 현대모비스 전동화엔지니어링실장(상무)이 전동화 연구개발 전략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2일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에서 이영국 현대모비스 전동화엔지니어링실장(상무)이 전동화 연구개발 전략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전동화 연구개발 전략 발표자로 나선 이영국 전동화엔지니어링실 상무는 현대모비스 전동화 R&D 소개·전략과 함께 구동·배터리·전력 변환 시스템을 설명했다. 

그는 "현대모비스가 전동화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8년 현대차 아반떼 API 하이브리드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생산·공급하면서부터"라며 "2012년 충주 공장을 건설해 명실상부한 거점을 구축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2018년 신기술을 개발해 그룹사인 현대차·기아에 납품하고 있고, 2022년에는 아이오닉 5와 EV6와 같은 전기차의 구동 시스템, 배터리, 전력 변환 장치를 개발·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 이후 전동화와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다. 이 상무는 통합충전 제어장치(ICCU) 품질 문제가 몇 년째 제기되고 개선된 제품이 안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실제 필드에서 나오는 조건들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으로 방어가 돼야 하는데, 일부 그런 부분들이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서 지금 리던던시(이중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고, 여러 가지 시스템적인 대책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테크데이에 방문한 유럽 및 다른 나라 고객사들은 어느 분야에 관심을 가졌는지에 대해 "오늘도 일본 쪽 회사와 폭스바겐, 벤츠에서 다녀갔다"며 "독일 쪽 제작사들은 배터리 시스템, 유럽은 구동 시스템, 일본은 ICCU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후 한 시간가량 신기술이 적용된 전시품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앞 유리에 에어백이 닿지 않아도 스스로 지탱력을 확보한 PBV용 셀프스탠딩 에어백.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앞 유리에 에어백이 닿지 않아도 스스로 지탱력을 확보한 PBV용 셀프스탠딩 에어백. (사진제공=현대모비스)

눈길을 맨 처음 사로잡은 건 후석 승객 보호 에어백이었다. 이 에어백은 차량의 2열 승객 보호를 위해 1열 시트 후면에 장착됐다. 이는 기존에 없던 신개념 에어백으로, 영유아를 비롯한 다양한 승객들이 2열에 앉았을 때 보호할 수 있다. 현재는 상용화를 위해 기술 신뢰성 확인하는 단계로, 양산 시점은 향후 2~3년 내 고급 차종부터 적용 예정이다.

이석민 에어백설계팀 책임은 "지금까지 2열에 대한 법규나 상품성이 없었는데, 테스트 시 개선점이 발견돼 현대차·기아가 검토해 시작된 것"이라며 "모듈 자체에 대한 기능 검증은 완료했으며, 이후 양산 시 일어날 조건에 대해 확인하고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야각 제어 기술로 운전자의 주의 분산을 방지하는 스위처블 디스플레이.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시야각 제어 기술로 운전자의 주의 분산을 방지하는 스위처블 디스플레이.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측은 이날 총 8가지 주요 기술을 선보였다. 그 중 운전석과 동승석의 상황에 맞춰 능동적으로 작동하는 '시야각 제어 기술(Switchable Privacy Mode) 디스플레이'가 눈에 띄었다. 차량 전면부 디스플레이에 시야각 제어 기술을 적용해, 운전 중 동승자가 미디어를 시청할 때 운전자의 주의 분산을 방지해 주행 안전성을 확보했다.

다수의 탑승객에게 동시에 3D로 이미지를 나타내는 몰입형 디스플레이. (사진제공=현대모비스)
다수의 탑승객에게 동시에 3D로 이미지를 나타내는 몰입형 디스플레이. (사진제공=현대모비스)

또 '몰입형(Immersive) 3D 디스플레이'는 멀티뷰 기능을 통해 여러 사용자에게 다른 이미지를 출력하는 방식으로, 기존 3D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극복했다. 

현대모비스의 차세대 통합충전 제어장치(ICCU).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차세대 통합충전 제어장치(ICCU).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이날 현장에서는 '22kW 양방향 통합충전 제어장치(ICCU)'도 소개됐다. 해당 장치는 전력밀도를 높여 충전 효율을 개선하고, V2L(차량 전력 전자제품 이용) 기능을 극대화해 전기차의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한다.

희소금속인 니켈을 사용하지 않고 전자기 물성을 확보한 인덕터용 니켈프리 금속분말 코어.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희소금속인 니켈을 사용하지 않고 전자기 물성을 확보한 인덕터용 니켈프리 금속분말 코어.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특히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인덕터용 니켈 프리 금속분말 코어'는 ICCU 내부의 인덕터 코어를 니켈이 아닌 금속분말 연자성 코어로 제작해, 전기차 원자재인 니켈의 가격변동과 원가 상승 리스크를 줄일 전망이다.

e-코너시스템의 구동 역할을 수행하는 인휠 모터. (사진제공=현대모비스)
e-코너시스템의 구동 역할을 수행하는 인휠 모터.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샤시 분야에서는 'e-코너 시스템'이 선보였다. 해당 시스템은 인 휠 모터와 조향, 제동, 서스펜션 기능을 통합해 각 기능의 독립 구동과 90도 이상 조향이 가능하게 하며, 크랩 주행·제로턴·피봇턴과 같은 차별화된 미래 모빌리티 무빙을 지원한다.

다양한 표현의 시그널로 보행자, 주변 차량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 (사진제공=현대모비스)
다양한 표현의 시그널로 보행자, 주변 차량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 (사진제공=현대모비스)

그밖에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헤드램프 시스템'과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도 공개했다. 헤드램프는 3D·히든 효과를 통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구현하고, 시각 정보를 이용해 소통하며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의 안전도 고려했다.

운전자의 뇌파를 측정해 졸음과 부주의 운전을 예방하는 엠브레인.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운전자의 뇌파를 측정해 졸음과 부주의 운전을 예방하는 엠브레인. (사진제공=현대모비스)

가장 눈길을 끈 기술은 세계 최초의 뇌파 기반 부주의 케어 시스템 '엠브레인(M.Brain)'이었다. 미국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은 이 기술은 이어폰을 착용한 운전자의 뇌파를 분석해 부주의 정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주의력이 떨어질 경우 시각·촉각·청각 경고를 제공한다. 다만, 이용 시 착용해야 하는 점은 번거로움으로 느낄 수 있는 단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버스와 상용차 운전자가 주요 타깃으로, 졸음 및 부주의 운전으로 발생하는 대형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이창원 크리엑티브 UX팀 책임은 "배터리 완충 시 최대 8시간까지 작동이 가능한데, 이는 근무시간을 고려한 것"이라며 "내년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미래 먹거리인 전동화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핵심 인재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현재 연구동에는 약 65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최대 1000명까지 근무할 수 있다. 연구소는 직원들이 창의적인 공간에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크리에이티브랩과 캐쥬얼랩, 중정 회의실 등 다양한 혁신 공간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한의원과 약국, 카페, 편의점 등 편의 시설과 피트니스센터와 게임룸, 도서관 등 복지 시설을 통해 직원들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사 수주와 차세대 전동화 기술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인재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전동화 분야의 중추 기지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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