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10.17 17:41

TSMC, 3분기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

TSMC 팹. (출처=TSMC 홈페이지)
TSMC 팹. (출처=TSMC 홈페이지)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 분야를 중심으로 급성장하면서 AI 반도체를 선도하는 기업의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면, AI 칩 수주가 부진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3분기에 1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조된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는 17일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9.0% 증가한 7596억9000만 대만달러(약 32조3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3253억 대만달러(약 13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2% 급증했다. 

TSMC의 3분기 매출 중 3나노미터 비중은 20%, 5나노는 32%다.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이 전체 매출의 69%를 차지했다. 

TSMC는 주요 빅테크의 AI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데,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생산을 전담하고 있으며,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미디어텍·인텔·메타 등 기업의 칩도 생산하고 있다. 

TSMC는 또 올해 매출 성장률을 30%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에는 20% 중반대 성장을 예상했는데, 경영 환경이 더 좋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올해 자본지출도 300억달러 초반대 기존 계획을 유지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이날 "AI 수요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AI 반도체 시장만 성장하고, 범용 반도체 시장은 정체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은 16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장비 수주금액이 26억2000만유로(약 2조8894억원)이라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56억유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ASML의 수주 감소는 반도체 시장의 침체로 해석된다.

크리스토퍼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AI의 강력한 발전과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 외 부문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회복이 더딘데, 이런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ASML의 주문량이 급감한 것은 삼성전자와 인텔 등 파운드리 기업의 투자 지연 때문인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야심차게 재진입한 파운드리 사업에서 수조원 대 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메모리 사업에서도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하면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4조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D램과 낸드 가격 하락세도 반도체 업체들의 부진에 가세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8~13% 상승한 범용 D램 가격은 4분기에 정체되고, 낸드의 경우 4분기 3~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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