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4.10.23 08:40

21개월 만에 5만7000원선 하락…증권가 전망 엇갈려

(그래픽=박성민 기자)
(그래픽=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국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이 심상치 않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300원(-2.20%) 하락한 5만7700원에 거래를 끝내면서 연이틀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5만7000원선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삼성전자의 약세는 반도체(DS) 사업 위기론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 때문이다. 

전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853억원 순매도하며 역대 최장 기록인 30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30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팔아치운 삼성전자 주식은 11조9081억원에 이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연속으로 순매도한 종전 기록은 2022년 3월부터 4월까지 25거래일 연속이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9조원,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하향 조정됐던 시장의 예상치인 매출 80조원, 영업익 10조3000억원을 크게 하회한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인공지능(AI) 칩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밸류체인에서 소외되며 내림세를 이어왔다. 여기에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날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4)' 행사에서 최근 주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가 상승을 위한 계획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위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최근의 주가 낙폭이 지나치다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됐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시장이 분화되면서 범용 제품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수요가 둔화하고 중화권 업체의 공급이 증가하면서 자국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HBM3E 인증의 성공적 통과 여부가 삼성전자의 단기 주가뿐만 아니라 내년 HBM 사업 부문의 본격 성장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내년 수요를 대비해야 하는 올해 3분기에 삼성전자 HBM3E의 구매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라며 "만약 인증이 성공한다면 삼성전자 HBM 부문의 시장 점유율과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3분기 실적 부진과 HBM3E 양산 일정 지연, 범용 반도체 가격 하락과 같은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한 수준"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으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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