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08 06:00

◆고개 숙인 대통령 "아내 처신 사과…특검은 반대"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부인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해 "매사에 더 신중하게 처신해야 하는데, 이렇게 국민들한테 걱정을 끼쳐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사과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의 주가조작, 명품가방 수수 의혹, 국정 관여 의혹'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이라며 "예를 들어 대통령이 참모를 야단치면 '당신이 부드럽게 하라'고 하는 것을 국정 관여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한테 욕 안 얻어 먹고 원만하게 하길 바라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한다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검찰총장 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지만, 제 집사람도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 제 처를 많이 악마화시킨 것은 있다"며 "기존 조직이 잘 돌아자는지를 봐야 하는 면에서 직보는 필요하지만, 계통을 밟지 않고 무슨 일을 하는 것을 저는 받아들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야당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며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 반박했습니다.
◆대통령 기자회견 여야 평가 '극과 극'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 대해 여야가 상반된 평가를 내놨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2시간이 넘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대통령의 진정성과 국정 쇄신 의지가 국민께 전달됐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한 반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끝내 국민을 저버리고 김건희 여사를 선택했다"며 "140분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은 알맹이 없는 사과, 구질구질한 변명, 구제불능의 오만과 독선으로 넘쳐났다"고 혹평했습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 담화를 계기로 국회도 달라져야 한다"며 "정쟁에서 벗어나 민생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오늘 대통령 담화는 다양한 정치 현안과 국정 전반 이슈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회견이었다"고 피력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브리핑을 통해 "'민심 거부' 외친 140분, 국민은 절망한다"며 "오늘 기자회견조차 김건희 여사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데, 시종일관 김건희 지키기에만 골몰한 대통령의 모습은 오늘 기자회견이 누구를 위한 자리인지 똑똑히 보여줬다"고 질타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공허한 사과 이후 모든 의혹을 뭉갰다"며 "자신의 육성이 공개됐는데도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기와 독선 앞에 절망만 남았다"고 쏘아붙였습니다.

◆더 강해져 돌아온 트럼프…집권 1기 정책 '버전 업'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부채질하는 중국을 손보겠다는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1기 트럼프 정부가 추진했던 대중국 압박이 한층 더 거세질 것을 예고했습니다. 동맹이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국의 방위비 부담금 증액 요구 등 거래적 동맹관계 요구 압박도 보다 거세질 전망입니다. 미국 내 산업 육성을 위한 법인세 감세 수준도 1기보다 높일 계획입니다.
트럼프는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 과거 1기보다 더욱 강경한 보호무역주의 구현을 공언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을 겨냥한 통상 제한 조치를 수차례 예고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8월 기준 미국의 무역적자에서 중국이 1847억달러(약 258조8000억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동맹국들의 방위 무임승차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은 독일, 한국 등 동맹국에 미군을 주둔하면서 '전쟁 억지' 서비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트럼프는 이들 동맹국이 미군 주둔비용 등 방위비 분담금을 터무니없이 낮게 지불하면서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정부가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합의를 뒤집은 데 대해 "부끄러운 일"이라고 혹평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등장으로 정부 지출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감세 정책도 보다 공격적으로 진행할 전망입니다. 트럼프 1기 정부는 TCJA 법을 통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인하하는 조치를 했는데, 이번에는 최고세율을 15%로 더 낮출 계획입니다. 세수 부족 문제는 관세 인상으로 해결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이 같은 조치는 미국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조선株, 트럼프 "조선업 한국 협력 필요"에 '급등'
전날 조선주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승리 후 자국 조선업에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영향으로 보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화오션은 21.76% 올라 3만38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HD현대마린솔루션 등 다른 조선 관련주도 각각 15.13%, 9.17%, 8.11% 오르며 호조를 보였습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하며 "미국 조선업에 대한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조선업 협력을 가장 먼저 지목하면서 조선업계가 들썩인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미국 함정 MRO 사업에 한국 조선업이 큰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산업을 선호하는 트럼프의 특성상 LNG와 LPG 수요가 늘어나면, 브릿지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 강점을 가진 국내 조선산업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복지부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단체 참여해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7일 "오는 11일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범할 예정"이라며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외에 대한의사협회,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들도 협의체에 참여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박 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해 "협의체가 정치권, 의료단체, 정부가 모여 의료 정상화를 위해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속도감 있게 풀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국민의 건강과 생명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다"며 "대화를 통해 서로 입장 차이를 좁히고 신뢰를 회복하며,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한다. 정부는 더욱 열린 마음과 성실한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여야의정 협의체는 11일 출범할 예정입니다. 정부 측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여합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3선의 이만희·김성원 의원과 의사 출신 초선인 한지아 의원 등 3명이 대표자로 내정됐습니다.
다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공의 단체의 불참을 이유로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도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를 제외하면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이 없습니다. 이에 협의체 출범에도 의료대란 해결은 요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