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22 18:11

[뉴스웍스=강석호 인턴기자] 코로나 팬데믹에 힘입어 식품산업의 대세로 떠오른 '집밥'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이 확고한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난 20일부터 개최된 식품 박람회 '농식품부X코엑스 푸드위크(이하 푸드위크)'에서는 국내 식품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전시됐다. 특히 대다수 부스가 '홈(Home) F&B' 주제로 구성, 외식 인구수가 줄고 있음을 간접 반영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박람회는 총 1054개 업체가 참가해 단순 식품뿐 아니라 생활 양식 전반에 걸친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었다. 박람회에서 기자가 처음 마주한 단어는 '웰니스'와 '기후 변화·환경'이었다.
올해로 19회를 맞이한 푸드위크는 '영감: 푸드 라이프'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지속 가능한 식문화와 혁신적인 푸드테크를 선보여 미래 식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의미다.
박람회 부스를 돌아보던 중 가장 많이 마주친 식품은 건어물 스낵과 주류였다. 특히 해산물 스낵을 포함한 코인 육수와 멸치·야채 국물용 팩 등을 판매하는 '바다원'이 눈에 띄었다. 바다원은 각종 해산물을 튀겨 다양한 시즈닝을 입힌 유탕 스낵 외에도 코인과 팩 형태의 해산물 육수 등을 생산 판매한다.
바다원 관계자는 스낵과 해산물 육수 등이 대표 상품이냐는 질문에 "고물가 시대에 외식보다 집밥족과 홈술족이 늘어나는 만큼,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쪽에서는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부스가 있었다. 충북 괴산에서 홍삼 전통주를 양조하는 '자연과인삼'이라는 주류 제조업체다.
다른 첨가물 없이 홍삼만을 이용해 14도의 알코올 도수와 단맛을 만들어낸 전통 생주를 들고 나왔다. 살균 처리를 하지 않은 생주임에도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상온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톡 쏘는 느낌이 강해져 무더운 여름에 청량함을 더해주는 것이 타 생주업체와의 차별점이다.
김명자 자연과인삼 대표는 주재료가 홍삼이기에 중년 고객층을 겨냥한 생주냐는 질문을 받고 "홍삼 전통주를 처음 만들 때는 중년 층이 많이 찾을 것으로 봤지만, 제품을 출시하니 제품을 찾는 이들 대다수가 2030 젊은 층"이라며 "젊은 고객들이 홈술을 즐기기 위해 구매하려다 부모님에게 드릴 선물로 두 병씩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람회에서는 홈 F&B 시장의 확대로 자연스럽게 웰니스 식품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닭가슴살과 두부를 과자 형태로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 '올더피세스'는 ▲오리지널 ▲허브갈릭 ▲블랙페퍼 ▲스파이시 등 닭가슴살 칩 4종을 선보였다. 닭가슴살 칩 한 봉지당 23g의 단백질과 약 110㎉의 열량을 함유하고 있다.

장지웅 올더피세스 대표는 아직까지 생소한 닭가슴살 칩이 어떤 차별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 봉지당 닭가슴살 한 덩이를 넣고 있으며, 양념과 함께 건조해 오븐에 구우면 바삭한 식감을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다"며 "튀기거나 추가적인 처리를 하지 않았고, 당류가 1~2g에 불과해 건강한 스낵을 찾는 2030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다수 제품이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맛은 물론, 건강함과 간편함이라는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한국 전통주에 대한 젊은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도 놀라웠다. 한풀 꺾인 줄 알았던 수제 맥주와 와인도 화려한 부활을 예감하듯, 국내 양조장과 브루어리에서 생산한 독창적 와인과 맥주가 한가득했다.
한편, 리투아니아 정부는 현지 식품 브랜드 10곳을 이번 박람회에 참가시켜 아이스크림과 사탕 등을 동결 건조한 우주 식량을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동결 건조 식품이 생소한 만큼, 한국 시장의 초기 진입을 시도하기 위한 틈새시장 발굴이 이색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