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2.29 14:29

[뉴스웍스/세종=정승양 대기자]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의 원인을 두고 짧은 활주로 길이,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조류충돌) 등 다앙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은 폐쇄된 목포공항을 대체하고 광주공항 국제선 노선을 이전받아 2007년 개항했다. 현재 호남권 유일의 국제 거점 공항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이후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타 공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점이 부각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 제1활주로의 길이는 2800m로 대구국제공항(2744~2755m), 청주국제공항(2744m)과 함께 활주로가 상대적으로 짧은 공항으로 꼽혀왔다.
국내 중추공항인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경우 3750~4000m이며 다른 지역 거점 공항의 주요 활주로도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보다 대체로 길다. 서울 김포국제공항 제1활주로는 3200m· 제2활주로는 3600m고, 부산 김해국제공항 제1활주로는 3200m, 제주국제공항은 3180m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는 지난 2010년 이후 무안공항 활주로 연장을 정부에 요청해왔고 2021년 국토부 예산에 포함돼 2025년까지 총사업비 492억원을 투입, 기존 활주로 2800m를 3160m로 360m 늘이는 활주로 연장공사를 해왔다.
이렇게 활주로를 늘리면 유럽·미주 등 장거리 국제선 비행이 가능한 대형 여객기의 이·착륙이 가능하게 된다. 현재 무안공항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 진에어와 중국 룽에어, 베트남 비엣젯항공 등이 일본·태국·중국·베트남 등을 운행하고 있다.
결국 활주로 연장공사가 일찍 마무리됐다면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감소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사고 직전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보잉737-800 비행기는 바퀴(랜딩기어) 없이 활주로에 동체착륙을 한 뒤 활주로에서 급제동 되지 않았고 이후 활주로를 벗어나 펜스에 부딪쳐 폭발했다.
국토부는 그러나 무안공항 사고와 관련해 “활주로 길이로 인한 사고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활주로 길이는 2800미터”이며 “그전에도 항공기 사고났던 항공기 크기의 C급 항공기들이 계속 운영해왔다”고 해명했다.
비행기의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조류 충돌로 착륙 때 내려와야 하는 랜딩기어가 고장나 정상착륙이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무안공항에서 해당 여객기에 탑승한 B씨를 기다리던 A 씨는 B씨로부터 오전 9시께 "새가 날개에 껴서 착륙을 못하는 중"이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고 여객기가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새와 충돌한 뒤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사고가 났을 개연성을 시사하는 지점이다.
실제로 해당 여객기가 세 때와 충돌하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도 나왔다. 이 목격자는 활주로에 착륙하려고 하강하던 여객기가 반대편의 새 무리와 정면으로 충돌했고 일부 새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간 듯 2~3차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쪽 엔진에서 불길이 났다고 밝히고 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랜딩기어 고장, 관제탑과 항공사 교신내용 등 정확한 사고원인을 묻는 질문에 "현재는 사고수습이 우선"이라며 "현장 사고수습 후 다양한 사고원인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철도사고원인조사위원회 조사관들은 이날 오전 현장에 도착해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무안국제공항은 이날 전 노선에 대한 결항을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