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1.23 11:10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국회도서관 센터로 전국 17개 시도와 연계시스템 구축"
"국회 부산도서관 개관 2년만 방문객 100만 돌파…광주·세종 분원도 성공 예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황정근 국회 도서관장은 22일 "국회도서관의 핵심 역할은 국회의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외부에서는 도서관 서비스 기능만 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주 업무는 정보통신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황 관장은 지난해 31일 제24대 국회도서관장(차관급)으로 임명됐다. 그는 22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관장실에서 열린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국회도서관장으로서의 향후 국회도서관 운영 방향과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황 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국회도서관이 사실은 '도서정보원'이라고 하는 이유는.
"원래 국회도서관이 외국도 그렇지만 국회 내부의 정보를 전부 모아서 그것으로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그런 역할을 하라고 생긴 기관인데, 그러다 보니까 자료가 많이 쌓이고 그래서 그것을 국민에게 개방한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국회도서관의 기능이 크게 두 가지인데, 그 가운데 하나는 이를테면 외국의 제도·정책·법률 등과 관련된 보고서 혹은 모든 데이터를 그 정보를 검색해서 제공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도서관 장서의 열람 기능이다. 예를 들면, 어떤 국회의원이 어떤 법안을 발의하고 싶은데 외국 사례는 어떤지 궁금할 경우, 이것을 검색하고 번역하고 요약해서 제공하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으니까 국회보좌관 등이 그것을 우리에게 의뢰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그런 주문을 받아서 세계 주요국의 사례를 리서치하고 번역이 필요하다면 외부에 그것을 의뢰하고 그 번역본을 받아서 감수까지 해서 해당 국회의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국회도서관의 디지털화는 어느 정도까지 와 있나.
"전자도서관은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데 상당한 자금이 소요된다. 우리 예산의 대부분은 전자도서관 구축 비용이다. 모든 책을 다 전자화 해야 되니까 그 예산이 어마어마하다.
우리의 장서보유량이 850만권 정도되는데 그걸 모두 디지털화 해야 되니까 보통 일이 아니다. 여기에다가 요즘에는 각종 보고서도 많이 나오고, 정간물도 나오고 신문까지도 이런 것들을 모두 디지털로 연결하려면 상당한 작업이다. 모든 AI기술을 다 동원해서 검색하면 답이 바로 나오도록 하는 게 문제인데 결국에는 우리가 정보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다.
그런데 아직은 우리나라가 미국 의회도서관 정도의 수준은 안 된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직원이 3000명 정도인데 우리 국회도서관의 직원은 350명 정도니까 미국이 우리의 10배 정도다. 우리가 IT 기술은 최첨단인데 정보량에 있어선 우리가 아직은 많이 멀었죠. 그래도 우리도 정보량이 이젠 상당히 축적돼 있는 편이다."
-국회도서관장으로서 반드시 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국회도서관의 정보 자산을 지방의회에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전국 17개 광역단체의 대표 도서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방의원들이 정책 자료를 보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외국의 정책 자료, 법률, 헌법 등의 자료들을 이제 우리의 지방의회에서도 쓸 수 있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지방의회는 그런 것을 손쉽게 구축할 수가 없으니 지방의회도 우리의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끔 하려 한다. 각 도에는 대표 도서관이 하나씩 있으니까 우리가 일종의 센터를 만들고 거기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료를 다 볼 수 있도록 우리의 서비스에 각 지자체가 연결되게끔 커넥션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국 17개 시도에 모두 다 만들려면 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그게 완성되면 국회도서관이 센터가 돼서 이젠 지방 의정도 지원할 수 있게될 것이다."

-국회 부산도서관의 운영이 성공적이라던데.
"국회 부산도서관은 개관 이후 2년 만에 방문객이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연환경도 좋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도서관의 기능에 더해 지역 사회 문화창달에도 크게 기여하는 등 아주 성공적인 모델이다.
부산도서관의 성공이 자극을 줬는지 몰라도 최근에는 광주광역시도 국회도서관 분관을 추진하고 있는데, 가까운 시일내에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게 될 것 같다.
세종시에는 국립도서관의 분관이 있는데, 추이를 보면 국회도서관 분관도 생길 것 같다. 양 지역 분원의 성공적 추진이 예감된다. 이런 지역들에 국회도서관 분관이 생긴다면 국립도서관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국회도서관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황정근 관장은 1961년생으로 경상북도 예천군 하리면 송월리에서 태어나 중학교 재학시절 상경해 중·고등학교를 다닌 이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법조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장판사,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법무법인 소백 대표변호사 등으로 활동했다. 또한 법조계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법률신문사 논설위원을 역임했으며, 국회에서의 다양한 입법 지원 활동에도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