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2.18 12:03
美 존스홉킨스대에 자신의 이름 딴 안보 석좌교수직 신설
"미국 전술핵 한국에 재배치 문제 신중히 고려해야" 언급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 17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의 조선업 협력이 미국 해군력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강화를 위한 '아시아판 나토(NATO)' 창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명예이사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대학원(SAIS) 기탁식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에 관심을 표명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는 미 해군 함대를 더욱 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한국도 공동의 노력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명예이사장은 아시아 지역의 안보 강화를 위해 '아시아판 나토'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지난 10년간 일본, 필리핀, 호주, 캐나다 등에 경제적·외교적 강압을 행사해 왔다"며 "한국도 2016년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에 대응해 미사일 방어 체계를 배치했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의 보복 조치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사한 형태의 다자 안보 기구가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인도·태평양조약기구(IPTO)'라고 부를 수도 있다"며 "북·중·러의 군사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그 동맹·파트너 국가들이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명예이사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미국의 전술핵을 한국에 재배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한국의 성공과 확연히 대비되는 존재로, 100만명이 넘는 주민이 굶어 죽는 대기근을 겪으면서 자유롭고 번영하는 대한민국의 존재를 위협으로 여기고 한반도의 공산화를 정권 유지의 필수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에 100개의 전술핵을 유지하고 있지만, 안보 상황이 유럽보다 훨씬 더 심각한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일부 전술핵을 한국 기지에 재배치하는 문제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명예이사장은 최근 모교인 존스홉킨스대 SAIS에 750만달러(약 108억원)를 기탁했다. SAIS는 이 기금을 활용해 'MJ Chung 안보학 석좌교수직'을 신설했으며, 이를 통해 한반도 및 국제 안보 문제 연구와 신진 학자 양성에 집중할 예정이다.
정 명예이사장은 1993년 SAI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앞서 2022년에는 국제 정치학계의 거장인 헨리 키신저 박사를 기념하는 기금으로 100만달러를 기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SAIS에 각각 50만달러씩 전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