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광하 기자
  • 입력 2025.08.06 17:13

단통법 폐지로 가입자 확보 목적 마케팅 비용 증가 예상

메리츠증권 사옥. (사진제공=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 사옥. (사진제공=메리츠증권)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메리츠증권이 최근 내부 시스템 해킹으로 대규모 고객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SK텔레콤의 3분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가 6일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 3383억원이 시장 기대치인 영업이익 3881억원을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4월 유심 해킹 사태에 따른 이동전화수익 감소와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 F&U신용정보 등의 매각에 따른 기타 자회사 매출 감소가 역성장의 주요인이라고 짚었다.

2분기 5G와 LTE 가입자 순감은 각각 22만명, 52만명으로, 위약금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LTE 가입자의 이탈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감소에도 유심 구매 비용 약 1800억원과 유심 교체 수수료 발생으로 별도 영업이익은 2509억원(전년 동기 대비 –44.3%)을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는 유무선 결합 요금제 가입자 이탈 영향에도 918억원(전년 동기 대비 +9.0%)의 양호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투자자산 매각 관련 수수료(약 200억원)와 법인세 증가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6.2% 감소한 832억원을 기록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올해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7조1500억원, 1조2800억원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29.9% 감소한 규모다. SK텔레콤 별도 영업이익은 9546억원(전년 동기 대비 -37.3%), SK브로드밴드 영업이익은 3760억원(전년 동기 대비 +6.7%)을 예상했다. 8월부터 시행된 '고객 감사 패키지' 중 요금 50% 할인 영향으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 사업자들은 지난 7월 22일 단통법 폐지를 계기로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아직까지 이통 3사는 고객 유치를 목적으로 지원금 확대 경쟁을 벌이지 않고 있지만 한 곳이 보조금 확대에 나서는 순간, 타 통신사들도 보조금 지급을 경쟁적으로 늘릴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사이버 침해 사고 이후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인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고객 보호와 정보보호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은 '고객 안심 패키지'와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강화 투자', 전 국민 대상의 보상 혜택을 담은 '고객 감사 패키지'로 구성된다.

아울러 2027년 가동을 목표로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의 핵심 거점을 확보한다는 전략도 강조했다. 울산 AIDC는 초고집적 랙 밀도와 첨단 냉각 시스템을 적용한다. 정 애널리스트는 "사이버 침해로 큰 폭의 감익이 불가피한 상황에도 전년 수준의 배당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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