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5.09.29 08:51
왕이 중국공산당 외교부장. (출처=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 홈페이지)
왕이 중국공산당 외교부장. (출처=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28일 베이징에서 만나 양국 간 교류·협력을 논의하고,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반대 등 사실상 미국을 견제하는 메시지를 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주임은 이날 회담에서 "조선과 함께 국제·지역 사무에서 협조와 호흡 맞추기(配合)를 강화하고, 모든 형식의 패권주의에 반대하며, 양국의 공동 이익과 국제적 공평·정의를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 주임은 "중국과 조선은 모두 공산당이 이끄는 사회주의 국가로, 공동의 이상·신념과 분투 목표를 갖고 있다"며 "양국은 통치 경험 교류를 강화해 각자의 사회주의 사업 발전을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외무상은 "조중 관계의 부단한 심화·발전은 조선의 굳건한 입장"이라면서 "조선은 중국과 함께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의 공동인식을 잘 이행하면서 전략적인 소통을 강화하고, 우호적 교류를 증진하며, 실무적 협력을 심화해 조중 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국과 다자 협조를 긴밀히 하고, 함께 일방주의와 강권 정치를 저지하며, 더 공평·공정한 세계 구조 건립을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왕 주임과 최 외무상은 패권주의, 일방주의와 관련한 구체적인 국가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는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로 분석된다.

최 외무상은 왕 주임 초청으로 전날 베이징에 도착했고, 이달 30일까지 나흘 동안 방중 일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그는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방중,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당시 김 위원장을 수행한 바 있다. 약 3주 만에 다시 베이징을 찾은 최 외무상의 방중은 2022년 6월 외무상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단독 중국 방문이다. 중국 외교수장과의 대면 회동도 처음이다.

북한이 다음 달 노동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어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 이날 북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북 문제 등을 포함한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음 달 말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이 만날 예정인 만큼 북중이 한반도 의제를 사전 조율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이날 중국 외교부는 "양국은 공동의 관심사인 문제에 관해서도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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