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25 09:28
집값 상승 기대감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아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소비심리가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의 잇따른 대책으로 부동산 집값 상승 기대감은 둔화됐으나 여전히 오를 것으로 생각하는 국민이 많았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5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4로 전월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7년 11월(113.9)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동향지수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장기평균치(2003~2024년)를 기준값 100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작년 12월 88.2까지 떨어졌던 소비심리는 4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후 6월 대통령선거가 확정되면서 5월(101.8)부터 100을 상회 중이다. 8월(114.4) 이후 두 달 연속 후퇴했다가 11월 다시 상승 전환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의 영향으로 3분기 1.2% 깜짝 성장한 가운데 한미 관세 협상도 타결되면서 소비심리가 반등하는 모습이다.
11월에는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CSI는 오르고 현재생활형편·소비지출전망CSI는 보합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재생활형편CSI는 96으로 전월과 동일하고 생활형편전망CSI는 101로 1포인트 올랐다. 가계수입전망CSI는 104로 2포인트 상승했으나 소비지출전망CSI는 110으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현재경기판단CSI는 96, 향후경기전망CSI는 102로 각각 5포인트, 8포인트 올랐다. 취업기회전망CSI은 95로 4포인트 상승했다.
금리수준전망CSI는 98로 3포인트 올랐다. 6개월 후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으나 다소 중립적인 상황이다.
한은은 7월과 8월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집값 상승 등 부동산 시장 과열, 환율 불안 등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했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는 오는 27일 열린다. 일각에서는 인상 전망까지 나오나, 이번에도 동결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은이 내년 인하 기대를 열어놓을지 주목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 및 통화정책 조정 사이클 종료 전망을 유지한다"며 "금융안정은 무엇 하나 개선된 것이 없고, 환율은 고공행진하며, 원자재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는 상황이라면 물가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외 현재가계저축CSI는 99, 가계저축전망CSI는 102로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상승했다. 현재가계부채CSI는 98, 가계부채전망CSI는 96으로 1포인트씩 하락했다. 임금수준전망CSI도 123으로 1포인트 올랐다.

1년 후 집값에 대해서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9개월째 우세했다. 11월 주택가격전망CSI는 119로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넉 달 만에 떨어졌다.
주택가격전망CSI는 2월(99) 이후 지속 상승해 6월 120까지 올랐다가,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의 대책으로 7월 11포인트 급락했다. 다만 8월(2포인트), 9월(1포인트), 10월(10포인트)까지 석 달 연속 상승해 집값이 급등하던 문재인 정권 시기인 2021년 10월(12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가 11월에는 소폭 둔화했다.
최근 정부는 추가 대책 발표도 예고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0일 "가능하면 연내 추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린벨트 해제 및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하던 서울 도심 유휴부지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물가수준전망CSI는 146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1년 뒤 물가 수준이 높을 것으로 우려하는 국민이 많은 상황이다. 한은은 향후 물가 상승률에 대해 "지난해 대비 낮아진 유가 수준, 여행 서비스 가격 둔화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점차 낮아져 연말연초에는 2% 내외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인의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2.9%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동일했으나 3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과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2.5%로 1포인트씩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