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12.09 22:09

민주당, 매일 본회의 열어 '1일 1쟁점 법안' 처리…다음주 내 쟁점법안 모두 의결 가능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서 말하고 있다.(사진=국회티비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됨에 따라 국민의힘이 예고한 것처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상정함에 따라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는 4선의 김기현 의원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수를 바탕으로 24시간마다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결하고 쟁점법안을 차례로 통과시킬 수 있다.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안건에 대해서는 다시 필리버스터를 신청할 수 없으므로, 민주당은 매일 본회의를 열어 '1일 1쟁점 법안' 처리를 시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 안팎에선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에 참여할 범여권 의석수가 강제종료 요건인 180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어,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회법 제106조2눈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는 중에 해당 회기가 끝나는 경우엔 무제한 토론의 종결이 선포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9일은 21대 정기국회의 마지막 날로 밤 12시에 본회의가 자동 산회한다.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1번 법안인 공수처법 개정안은 오는 10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무제한 토론의 종결이 선포된 것으로 보는 안건에 대해선 무제한 토론을 요구할 수 없다'는 국회법에 따라 공수처법은 10일 임시국회 본회의가 다시 열리면 지체 없이 표결에 들어가야 한다. 민주당은 본회의 개최를 위해 1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임시국회를 소집해놓은 상태다.

민주당은 10일 본회의에선 '필리버스터 무력화' 카드를 꺼내들 예정이다. 

국회법은 재적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서명으로 국회의장에게 필리버스터 종결을 신청할 수 있고, 24시간 뒤 무기명 투표에서 재적의원 5분의 3(180석)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는 강제 종료된다.

민주당은 강제종료 요건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1대 총선에서 174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열린민주당(3명), 제명·탈당으로 무소속이 된 김홍걸·양정숙·이상직 의원 등 3명,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시대전환 조정훈·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 2명을 합치면 180석을 넘길 것이라는 계산이다. 정의당(6명)이 참여할 경우 180표를 여유 있게 넘길 수 있다.

다만 민주당이 본회의 전원 참석, 이탈표 발생 등에 실패한다면 이런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개정안 외에 국정원법 개정안, 대북전단살포금지법안 등 총 3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민주당 계산대로라면 국민의힘이 3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 강제종료까지 24시간을 꽉 채워 무제한 토론을 벌일 경우 '1일 1법' 전략에 따라 다음주 중에 모든 쟁점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포기한다면 이번 주 내 모든 법안 처리가 가능해진다.

당초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지난해 말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할 때 활용한 이른바 '살라미(쪼개기) 전술'을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필리버스터 강제종료 전략이 쟁점법안을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라미 전술은 회기를 2∼3일로 쪼개서 개최해 회기당 쟁점법안을 하나씩 처리하게 되는데, 강제종료는 24시간마다 표결해 법안 처리 주기가 더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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