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2.10.17 11:20
카카오내비의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화면.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내비의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화면.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지난 15일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네트워크 일상이 일순 정체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 메신저'라고 일컬어지는 카카오톡과 네이버와 함께 양대 포털 가운데 하나인 다음의 서비스가 장시간 중단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면서 '초연결사회'가 뿌리 채 흔들리는 일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카카오가 끊기면서 발생한 국민들의 삶은 그야 말로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단순히 가족, 친구와의 연락에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일상의 불편을 넘어 업무와 금융, 시민의 이동권을 마비시키는 등 경제적인 피해까지 속출했다. 카카오톡과 다음 외에도 카카오T,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택시기사들은 손님을 받지 못했고, 자영업자들은 카카오페이 결제시스템 불통으로 영업에 큰 차질을 빚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카카오 먹통 사태는 단순히 카카오 서비스 20여 종이 멈추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카카오의 지도, 본인인증(로그인), 결제 시스템 등의 주요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정부기관의 공공서비스도 피해를 당했다.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 카카오톡 이용자 4750만명, 카카오페이 3700만명, 카카오T(택시·대리) 3000만명, 카카오 인증서(본인 인증) 3300만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국민 모두가 피해를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런 불편이 서비스 장애가 일어난 지 이틀이 다 되어 가는데도 일부 기능에서 오류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서비스 완전 복구 시점을 알 수 없는 답답한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 전체를 블랙아웃에 빠지게 할 수 있는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는 플랫폼 독점 사회의 폐해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초연결사회로 가는 핵심 고리인 카카오의 서버와 데이터 관리가 허술한 점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는 인터넷, 통신기술 등의 발달에 따라 네트워크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 등 모든 것을 연결한 사회를 말한다. 사물인터넷(IoT), 만물인터넷(IoE) 등을 기반으로 구현되며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초연결사회는 특정 서비스와 개인,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여론형성 과정, 정책 결정, 의사결정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미래 사회는 초연결사회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반드시 가야할 길이고,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의 확대는 대한민국이 먹고 살 미래 먹거리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는 초연결사회에서 그 연결 고리의 한 부분이 갑자기 끊어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인지도 극명하게 알려준다.

데이터센터 한 곳의 화재가 국민의 일상을 한방에 멈춰서버리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다. 무엇보다 초연결사회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데이터 관리의 허점이 드러난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개별 기업에 맡겨 온 데이터 관리의 독점 문제를 해소하고, 데이터 안전 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온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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