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6.20 06:00
현대자동차 7세대 '그랜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7세대 '그랜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상당 부분 해소됨에 따라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 활력이 돌고 있다.

올해 1~5월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대비 14.1% 늘어난 62만5260대로 집계됐다. 5월까지의 생산량은 182만7410대로, 2019년 같은 기간 생산량인 169만5000대를 뛰어넘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친환경차 판매량이 역대급 성장을 기록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올해 5월까지 21만2249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0% 늘었다. 

자동차 수출액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60억달러를 처음 넘어선데 이어 3개월 연속 6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출 단가가 높은 친환경차의 판매 호조가 수출액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1~5월 국내 자동차 시장 분석과 하반기 전망을 살펴본다.

지난해 7월 출시된 KG모빌리티의 SUV '토레스'. (사진제공=KG 모빌리티)
지난해 7월 출시된 KG모빌리티의 SUV '토레스'. (사진제공=KG 모빌리티)

◆급성장한 KG모빌리티, 역성장한 르노코리아

올해 1~5월 국내 신차 등록 대수(수입차 제외) 중 현대자동차그룹의 점유율이 90.8%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차 그랜저는 5월까지 총 5만2851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국내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그랜저', '아반떼', '코나', 'GV80', '아이오닉 6' 등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32만638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보다 18.7% 늘었다. 현대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2.1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기아는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RV 차량 판매 호조로, 같은 기간 24만1694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보다 11.2% 증가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4월 출시한 신차 트랙스의 효과 등으로 1만382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4% 늘어난 수치다. 또 KG모빌리티는 누적 3만3211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보다 40.8% 성장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토레스'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르노코리아자동차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XM3'와 'QM6'의 판매 저조로 연간 누적 판매량 1만549대를 기록, 전년보다 43.6% 감소했다.

2023년 1~5월 친환경차 차종별 판매 현황. (자료제공=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한국수입자동차협회)
2023년 1~5월 친환경차 차종별 판매 현황. (자료제공=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한국수입자동차협회)

해외 수출의 경우 유럽 및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EV6' 등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전년 보다 27.1% 늘어난 96만989대를 판매했다.

한국지엠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수출이 늘면서 15만1326대를 수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82.0% 늘어난 수치다. 특히 수출량 10만대를 넘긴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지엠의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토레스' 수출 물량이 늘어난 KG모빌리티는 2만1511대, 'XM3'의 꾸준한 인기로 수출 물량을 확보한 르노코리아는 4만7001대를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미국 LA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LA오토쇼'에서 스티브 센터 기아 미국 COO가 'EV6 GT'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
지난해 미국 LA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2 LA오토쇼'에서 스티브 센터 기아 미국 COO가 'EV6 GT'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

◆친환경차 내수·수출 동반 호조…4개월 연속 수출 20억달러 돌파

친환경차는 내수에서 1월에서 5월까지 누적 판매량  21만2249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보다 24% 늘었다. 특히 수출 판매량은 누적 31만9159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보다 48.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14만 1381대, 전기차는 6만3982대 판매되며 지난해보다 34.2% 늘었다.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수소차 판매량은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지난해보다 32.0% 줄어든 4226대, 수소차는 지난해보다 33.9% 줄어든 2660대 판매에 그쳤다.

5월 친환경차 수출액은 올해 3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4개월 연속 2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 SUV인 'EV9'. (사진제공=현대차그룹)
기아의 첫 전용 전기 SUV인 'EV9'.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하반기 실적도 '장밋빛'…미국 판매량이 관건

올해 하반기에는 인센티브 상승과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완성차 업체들의 이익 흐름은 견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와 기아를 중심으로 완성차 업체들은 2개월 미만의 낮은 재고를 유지하고 있으며 인센티브 상승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특히 SUV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강한 믹스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면 실적 성장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EV9', '아이오닉5 N'과 같은 신형 전기 SUV를 통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전기차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완성차의 합산 영업이익은 39% 증가할 것"이라며 "하반기 물량 회복과 믹스개선, 물류비 하락 등 영업 레버리지가 확대되면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수익성이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KG모빌리티가 하반기 국내 출시하는 전기 SUV '토레스 EVX'. (사진제공=KG모빌리티)
KG모빌리티가 하반기 국내 출시하는 전기 SUV '토레스 EVX'. (사진제공=KG모빌리티)

◆'아이오닉5 N', 'EV9', '토레스 EVX'…하반기 '출격 대기'

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신차 출시로 국내 판매량을 확보할 전략이다. 

현대차는 '싼타페(완전변경)', '아이오닉5 N(신차)', '투싼(부분변경)', '아반떼 N(부분변경)'을 선보인다.

이중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차종은 5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싼타페다. 5세대 싼타페는 유선형에서 탈피한 각진 디자인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해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한다.

현대차의 첫 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5 N'은 7월 공개할 예정이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활용해 기존 아이오닉 5의 주행가능 거리(412㎞)는 유지하고, 최고 출력은 600마력으로 높일 전망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올해 가을 'GV80(부분변경)'과 'GV80쿠페(신차)'를 내놓는다.

기아는 '쏘렌토'의 내외관 디자인을 완전히 새롭게 가다듬은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쏘렌토는 올해 1~10월 국내 시장에서 5만4853대로 판매 1위를 기록한 기아의 주력 모델이다. 파워트레인은 디젤 엔진을 제외한 2.5ℓ 가솔린 터보와 1.6ℓ 하이브리드 2개 라인업으로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EV9 GT-라인'도 기대감이 높다. 기아의 첫 대형 전기 SUV인 EV9은 지난달 사전계약에서 8일 만에 1만대가 넘는 계약이 접수됐다. 이 밖에 기아는 '카니발', 'K5', '레이 전기차', '모닝' 등을 새롭게 선보인다.

KG모빌리티는 '무쏘'를 기반으로 개발해 출시 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토레스'의 전동화 버전인 '토레스 EVX'를 연말 출시한다. 토레스 EVX는 3000만원대 실구매 가격이 예고된 가운데, 11월 투입이 유력하다. 토레스 EVX는 현재 사전계약이 진행 중이며 가격은 트림에 따라 ▲E5 4850만~4950만원 ▲E7 5100만~5200만원 수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토레스 EVX는 KG모빌리티 자체 측정 결과 한 번 충로 420㎞를 주행할 수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