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3.12.07 15:00

작년 60세 이상 실손보험 가입률 44.1%…2032년엔 58.1% 예상
"실손보험 요율 조정주기 단축하고 필수의료 보장범위 늘려야"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7일 오후 코리안리빌딩에서 열린 '공·사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7일 오후 코리안리빌딩에서 열린 '공·사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고령화에 따라 실손 지급보험금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입자 수 4000만명에 달하는 이 실손보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때입니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오후 코리안리빌딩에서 열린 '공·사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 세미나'에서 실손보험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이와 같이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실손보험 가입자 고령화로 지급보험금이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급보험금은 지난해 12조8000억원에서 2032년 14조7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60세 이상 실손보험 가입률은 2032년 58.1%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기준 실손보험 가입률은 44.1%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지난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약 12년 동안 2배 가량 증가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GDP 대비 의료비 지출율은 지난해 기준 9.7%를 기록하며 OECD 평균인 9.2%를 넘어선 상태다.

김 연구위원은 "실손보험 손해율은 1·2세대의 경우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3·4세대의 경우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며 "3세대 실손 손해율은 9월 기준 154.6%를 기록했으며 4세대 실손 손해율은 출시 초기임을 감안해도 3세대보다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3세대 실손 중에서도 근골격계질환 관련 물리치료·호흡기질환 등으로 통원담보 손해율은 243.4%까지 치솟았다"며 "실손 4세대는 계약전환에 따른 언더라이팅 효과가 적어 손해율 상승이 더욱 가속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정신질환 환자와 급여비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치매를 제외한 정신질환의 경우에도 환자 수와 입·내원 1일당 진료비는 각각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연 평균4.2%, 2.4%씩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정신질환을 보장하는 실손보험의 역할은 다소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2016년 이후 실손보험 가입자에 한해 우울증, ADHD, 틱장애 등 일부 정신질환 급여의료비를 보장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은 실손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으로 ▲요율 조정주기 개선 ▲필수의료 보장확대 ▲알권리 개선 ▲비급여 관리 확대 ▲효율적 청구전산화 시행 등을 꼽았다.

김 위원은 "실손보험료 인상에 대한 소비자부담을 완화하고 손해율 관리를 안정적으로 하려면 실손보험 신상품 최초요율 조정주기를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시키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저출산·고령화와 관련된 의료, 일부 정신질환 등 필수의료 항목에 대한 급여의료비 보장확대 노력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 "4세대 실손보험 계약전환에 대한 설명의무 강화, 보험료 차등제 적용을 대비한 연간 비급여 이용량 확인 시스템 구축 등으로 소비자 알권리도 개선해야 한다"며 "의료공급 측면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문제가 되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함과 동시에 비급여 관리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실손보험 청구절차 전산화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비급여항목 표준코드와 명칭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 실시간 반영을 위한 시스템 연동, 요양기관의 적극 참여 유도 등도 제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실손보험 청구절차 전산화를 골자로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난 10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환자는 요양기관(병·의원, 약국)을 통해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보험사에 전송할 수 있다.

한편 김 위원 주제발표에 앞서 김대환 동아대학교 교수는 '국민건강보험 재정건전성 진단과 과제'라는 주제로 국민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주제발표가 끝난 뒤에는 정세창 홍익대학교 교수, 강성경 소비자와함께 사무총장, 권순만 서울대학교 교수, 권정현 KDI 연구위원, 신종혁 손해보험협회 상무, 황기현 금융감독원 팀장이 패널토론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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