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4.02.02 16:55

정부 주식시장 체질 개선안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제시
사실상 ROE 개선 가능 업종은 은행…주주환원 극대화 주목

4대 금융지주 CI. (사진제공=각 사)
4대 금융지주 CI. (사진제공=각 사)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주식시장은 '저PBR 주식 찾기' 열풍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은행주는 이틀 새 평균 10% 넘게 상승했다.

2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이틀 동안 10.64% 급등했다. 상승세는 주로 KB금융, 하나금융, 신한금융 등 대형 은행주가 이끌었다.

실제 KB금융 주가는 이틀 만에 12.94% 상승했고 하나금융은 16.09%, 신한금융은 10.08% 올랐다. 지난달 평균 상승률이 6.6%인 점을 감안하면 2거래일 만에 2배 넘게 주가가 뛴 셈이다.

급등 배경은 정부 정책이 호재로 작용했다. 정부는 주식시장 부양책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을 밝혔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단 의지다. 이에 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인 저PBR 주식이 주목받은 것이다.

이미 일본에선 이와 같은 방식으로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4월 PBR 1배 미만인 상장사에 주가 상승 개선안을 마련토록 요구해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하는 정책을 폈다. 결과는 주식시장 호황이라는 반전 계기가 됐다.

업계에선 은행업종을 수혜주로 꼽았다. PBR이 낮은 이유는 보통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낮기 때문인데 이익을 내지 못하거나 이익 대비 자본 규모가 큰 경우 ROE가 낮다.

ROE를 높이는 방법은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법이 가장 쉽다. 이에 대기업 상장사는 주주환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은행의 경우 이자수익 증대와 함께 배당 여력이 높아진 상황으로 배당성향도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보험사는 IFRS 회계정책 도입에 따라 자본 여력이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이에 배당성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자사주 소각 부문에서도 금융지주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기업의 경우 상속세 문제, 지배구조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자사주 소각에 선뜻 나서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 금융지주는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앞서 연간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의 경우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혔다. 대출 성장 목표도 4~5% 수준으로 낮춰 올해 주주환원율은 40%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재 저PBR 찾기 열풍이 과열됐단 우려도 있다. 일부 투자자들이 건강한 종목을 찾기보다 초전도체 테마주처럼 매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저PBR 종목에 투자하더라도 실제 정책 개선의 수혜를 받아 주주환원이 확대되고 지배구조 개선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여지가 있는지, 개선될 여지가 없는데 단지 밸류에이션 숫자가 낮아서 올랐을 뿐인지 판단하고 투자해야 하는 레벨까지 온 것 같다"며 "배당성향은 상향되고 일부 지주회사는 자사주를 소각할 가능성이 있으나 미래에도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저PBR 열풍은 2월까지만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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