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5.08.19 14:30

호텔롯데 기업공개 착수, 9월까지 주관사 선정

신동빈 회장 체제의 롯데그룹이 본격적인 개혁 드라이브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롯데그룹은 19일 호텔롯데를 비롯한 국내 주요계열사의 상장 준비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 롯데 80여개 계열사의 좌장격인 '호텔롯데'는 국내외 증권사 10여곳에 IPO(기업공개) 주관사 선정을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호텔롯데는 제안요청서를 접수한 증권사를 대상으로 오는 31일까지 후보명단을 선정, 9월초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주관사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호텔 롯데 이외에도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등도 올해 안에 기업공개 추진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주관사가 확정되면 이후 관련 이사회 및 주주총회 개최 등을 통해 정관 개정작업 등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호텔롯데는 롯데 주요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있어 기업가치가 2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안에 들어 갈만한 메머드급 상장 종목의 등장이다.
현재 호텔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롯데건설(지분율 43.07%) 롯데손해보험(26.58%) 롯데케미칼(12.68%) 롯데푸드(8.91%) 롯데쇼핑(8.83%) 롯데칠성음료(5.92%) 롯데제과(3.21%) 등이다.

신 회장은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 당시 기업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호텔롯데에 대한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서는 7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작업이어서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이처럼 호텔롯데 상장 작업을 서두르는것은 지난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회장의 '원 리더' 체제가 공고해진만큼 신속한 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경영권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그동안 경영권 분쟁을 통해 나타난 시민들의 반(反)롯데정서를 투명경영을 위한 기업공개로 무마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기업이 IPO를 거쳐 증권시장에 상장되면, 의무적으로 외부감사를 받아야한다. 기업 경영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대한 시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상장은 '전근대적',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롯데의 경영·지배구조를 바꿀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의 거미줄과 같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에 들어가는 비용도 IPO를 통해 조달할 수 있다는 계산도 상장 조기 추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롯데그룹은 롯데호텔, 세븐일레븐, 롯데리아 외의 자산 3000억 이상의 비상장 계열사에 대해서는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선임의 기준이 될 자산 규모는 현재 3000억∼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의 90%이상이 해당된다.

이를 위해 공식적으로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장을 포함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고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TF에는 경영학 교수 등 외부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그동안 신격호 총괄회장보다 앞서 나갈 수가 없어, 과감하게 (기업공개를)추진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롯데가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좀 더 투명한 경영·지배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게 신 회장의 경영철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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