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12.22 05:30

박태순 "마크롱 본받겠다던 안철수·김동연, 경기자 아닌 관중 행세"
이민구 "양당 후보 기소 여부 '검찰의 손'에…국민의힘, 원팀 이룰 가능성 높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사진=페이스북 캡처)
안철수(왼쪽)국민의당 대선후보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사진=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내년 '3·9대선'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면서 여야 양강구도가 자리를 잡고 있지만 '제3지대론'을 비롯한 제3후보의 돌풍 가능성이 완전히 꺼진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비롯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새로운물결을 창당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영향력도 여전히 만만치않다.  

정치 전문가들은 제3후보의 정치적 파괴력이 일정 부분 표심을 움직일 만한 '동력'을 확보한다면 양강 대선 후보인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3후보 중 누구와 어떤 형태로 손을 잡느냐에 따라 대선 판도 향방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예상 속에서 대선 전망 시리즈 총 5편 중에서 그 세 번째로 '제3후보의 돌풍 가능성' 및 '민주당·국민의힘 대선 후보들과의 연합 가능성'에 대해서 짚어봤다. 

◆'제3지대론', 1·2위 후보 세(勢) 팽팽하면 '캐스팅보트' 가능

'제3지대 후보론'의 정치적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당초 이 논리는 여야 거대 양당 사이에 자리 잡은 새로운 인물 혹은 영향력을 갖춘 정당의 후보를 뜻하는 용어였다. 통상적으로 중도 성향의 후보를 말하지만 요즘은 중도로만 한정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중요한 것은 대선 결과에 영향력 혹은 파괴력을 가졌는지 여부이다. 이것이 충족되면 '제3지대'로 인정 받는다.

20대 대선을 앞둔 정치권엔 다시 '제3지대'가 부상했다.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국민의당의 안철수 후보, 신당 '새로운물결'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다. 안철수·심상정 후보는 기성 정치인이고 김동연 전 부총리는 신인이다. 안 후보는 한때 대선 당선권에 접근했지만 이제는 '제3지대'란 평가를 받는다. 이들은 "거대 양당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고 외치며 도전에 나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를 모두 비판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의 관심은 제3지대 후보들의 대선 승리 여부가 아니라 '제3지대 대선 후보들'의 양강 후보들과의 단일화 여부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들이 중도에 포기할지, 아니면 끝까지 완주할지도 관심사다. 이것은 이들의 미약한 지지율 때문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심상정·안철수·김동연 세 후보의 지지율은 모두 합쳐서 10% 남짓 정도다. 심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5% 전후이고, 김 후보는 1% 수준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이들 중 한 명이 대선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과거 대선을 되돌아보면 투표을 며칠 앞두고 여야 1,2위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치게 될 경우 제3지대 후보들의 지지율은 '가뭄에 단비' 격이 될 수 있기에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제3후보들이 비록 미약한 지지율일지라도 1,2위 후보가 팽팽하게 각축을 벌인다면 '후보 단일화 참여'라는 명분을 내걸고 정치적 지분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미후 박사가 지난 11월 19일 서울 중구 서울관광플라자에서 열린 '공정 일자리 연구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정미후 박사가 지난 11월 19일 서울 중구 서울관광플라자에서 열린 '공정 일자리 연구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여야 양강, 35% 지지율 위협받으면 '제3지대 후보' 부상"

국민의힘 '공정과 상식' 중앙공동대표이자 컴블랜드 대학교 한국 디렉터인 정미후 박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느 한 후보가 경선 이후 여론조사에서 40%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늘 불안한 1위가 계속될 것"이라며 "게다가 35%의 지지율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대선 구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아닌 제3지대 후보들이 나래를 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 박사는 또 "지난 9월말 전국지표조사(NBS조사)에서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합과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합을 비교해 보면 54% 대 54%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면서 "하지만 어느 순간 양당의 지지율 균형이 깨지게 되면 제3지대 후보들이 자연스럽게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어느 한쪽 진영의 지지자들이 지지를 철회할 경우 다른 쪽 진영으로 지지를 바꾸기보다는 제3지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게다가 아직까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고 있는 20%의 부동층 또한 제3지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여지가 크다"면서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느 후보가 제3후보로서 힘을 받고 치솟아 오르게 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거의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실제로 전국지표조사(NBS) 2021년 9월 5주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진보진영 대선후보 적합도'는 이재명 30%, 이낙연 16%, 심상정 4%, 박용진 4% 등의 순으로 총합계 지지율은 54%로 나타났다. 반면, '보수진영 대선후보 적합도'는 홍준표 25%, 윤석열 19%, 유승민 10% 등의 순으로 이 역시 54%의 지지율을 보였다. 

박태순 '미디어로드' 소장이 자신의 서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박태순 소장)
박태순 '미디어로드' 소장이 자신의 서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박태순 소장)

◆"안철수·김동연, 마크롱처럼 행동·정치 않고 '정치 평론' 못 넘어서"

프랑스 소르본느 정치학과에서 '정치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와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바 있는 박태순 '미디어로드' 소장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미후 박사와 거의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박 소장은 "이번 대선 만큼 제3후보에게 열린 선거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이 모두 기존 정치권 출신이 아니며, 그 어느 때보다 흠결이 많은 후보들"이라며 "그럼에도 왜 제3후보 돌풍이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라고 문제제기를 했다.

그러면서 "중간지대에 있는 후보들은 모두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을 벤치마킹하겠다고 선언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마크롱처럼 행동도, 정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안철수나 김동연의 태도를 보면, 자신들의 도덕주의와 정의론에 빠져서 주관주의적 정치 평론을 넘어서지 못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여하튼 일단 선거판이 만들어지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면 그 판에서의 경기자가 돼야 함에도 여전히 관중석에 앉아 있는 상황"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더해 "더러운 판에는 끼지 않겠다는 정치순결주의가 지지율 상승을 막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이들이 돌풍을 일으키려면 현재의 선거판에서 일어나는 핵심 이슈에 대해 더욱 선제적이고 치밀하게 관여하고, 여론을 이끄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훈수했다. 

끝으로 "예를 들어 대장동 사건은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모순 구조가 응축된 사건"이라며 "부동산, 사업자, 공무 행정, 금융기관, 여야 정치권이 모두 얽혀 있는 사건임에도 이에 대한 문제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하고 여·야 당사자들 간의 이전투구만 하도록 내버려 둔 것"이라고 질타했다. 

시민단체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의 이민구 대표. (사진제공=이민구 대표)
시민단체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의 이민구 대표. (사진제공=이민구 대표)

◆"견고한 양당구도하에서 '제3의 후보 출현'과 '돌풍'은 기대난망"

반면 한 시민단체는 기존의 정치전문가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변호사비 대납 의혹)로 검찰에 수차례 고발했던 시민단체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의 이민구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 정치지형에서 제3의 후보 돌풍가능성은 제로(0)"라고 단언했다.

이어 "100일도 남지않은 대선과 견고한 양당구도하에서 '제3의 후보 출현'과 '돌풍'은 기대난망"이라며 "오히려 유력 대선후보들이 기소된다면 양당 내부에서 터져나오는 '후보교체론'이 힘을 받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대선 후보를 교체해서 현재 상태로는 어느 곳에 투표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방황하는 이른바 '투표 난민'이 된 유권자들의 갈증을 먼저 풀어주는 쪽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민주당의 후보교체 가능성도 검찰의 기소 없이는 쉽지 않으며 국민의힘은 '후보자가 기소되면 후보를 교체한다'는 당헌당규가 있기 때문에 이 역시 후보자의 기소여부에 후보교체 가능성이 연동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결국 또 검찰의 손에 달려있다"며 "최악의 양당 후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과 양당 내 비토세력의 명분 또한 충분한 상황에서 당 내부반발을 잠재우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정권교체의 명분을 앞세운 국민의힘이 실질적인 원팀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예측했다.  

끝으로 "민주당의 경우에는 대선 경선이 끝났어도 현재까지도 실제로 이낙연 전 대표 측 지지자들과 이재명 대선후보 측 지지자들이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못하고 내부적으로는 '원팀'이 아닌 상태로 분열돼 있다"며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금은 다소 윤석열 대선 후보 측 지지자들과 홍준표 의원 측 지지자들이 분열돼 있는 듯이 보이지만, 정권교체론이 정권유지론 보다 지지세가 강하므로 국민의힘은 결국 실제적인 '원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선승리의 가능성이 민주당 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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