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2.01.20 17:45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신뢰 회복 위해 절실…정치인들 유리한 것만 들으려는 본능적인 DNA 있어"

황경구 애국순찰팀 단장이 19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단정하게 앉아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황경구 애국순찰팀 단장이 19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열린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떠들썩한 사회적 이슈의 현장에서는 거의 틀림없이 만나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애국순찰팀'의 황경구 단장이다. 황 단장은 지난 2016년 애국순찰팀 결성 이후 지금까지 단 하루도 제대로 쉰 적이 없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공정·국민계몽 버스 출정식(약칭, 민심버스 출정식)을 갖고 "우리가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이 '청년이 울지 않는 세상', '빽 없어도 당당한 세상', '애 낳아도 걱정없는 세상'인데 이런 문구를 민심버스에 적어놓고 민심버스는 오늘부터 출발하게 된다"고 알린 바 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에서 실종된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우고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국민의 소망을 담아 전국을 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활동을 하고 있는 황경구 단장을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3월 9일 대선에 대해 "무슨 선거가 '차악'을 뽑는 선거가 다 있느냐"며 "그러려면 차라리 외국에서 대통령을 수입하는 게 낫다"고 비꼬았다. 그가 내뱉은 첫마디부터 범상치 않은 가운데 인터뷰가 진행됐다. 아래는 그런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황경구 애국순찰팀 단장이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소재 그의 사무실에서 시민활동을 내보낸 팀원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황경구 애국순찰팀 단장이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소재 그의 사무실에서 시민활동을 내보낸 팀원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애국순찰팀은 언제 어떻게 결성됐고 무슨 활동을 주로 해왔나.

"'대한민국 애국순찰팀'은 지난 2016년 10월 말 결성됐다. 당시 광화문과 서울시청 일대가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참가자들'로 양분돼 어지러운 상황에서 집회 참가차 왔다가 민간 차원의 질서 유지활동이 필요하다고 뜻을 모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었다.

저희 팀의 특징이라면 20대가 많다는 점이다. 지금 이제 이번달에 군에서 제대하는 친구도 있고 다음 달에 제대하는 친구도 2명이 있다. 이제 대학을 갓 졸업한 친구도 있고 그렇다. 우리팀의 최고 고령자는 고문들인데 연세는 60대다. 그분들이 한 4명 정도 되고 나를 포함해서 50대 중반도 있지만 20대부터 40대로 구성돼 있다.

상시 활동 인원은 33명이다.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집회도 해봤고 집회는 우리가 주로 많이 했다.

그동안, 김경수(전 경남지사)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내막을 추적 조사하고 김경수가 감옥에 갈 때까지 활동해왔다. 윤미향(무소속 국회의원)의 전횡과 관련한 집회도 주도했다. 정경심(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씨의 법정구속을 위한 활동도 했다. 특히 정경심 사건 때는 법정으로 들어가는 정경심 씨를 향해 '머리 숙여. 어디에서 머리를 꼿꼿이 쳐들어'라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결국 모욕죄로 200만원 벌금을 맞았다. 이것은 항소를 했는데 법원이 시민단체의 대표자로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점에 대해서 참작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지금도 그때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중대 범죄자에 대해서 시민단체 리더로서 그에게 모욕을 주는 것이 오히려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2의 조국 일가족 범죄 같은 게 없도록 하려면 저런 범죄를 저지르면 저렇게 개망신을 당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시민단체 수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즉 공익적인 목적이 있었다는 얘기다. 특히 아직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은 청소년들이 볼 때 죄를 지고도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가운데 고개 들고 법정으로 들어가는 범죄자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칫 그를 영웅으로 바라볼 수도 있기 때문에 그걸 방지하려는 것이었다. 이밖에도 LH(직원들의 신도시 예정지역 부동산 구입)사건 때도 우리가 앞장서서 활동하면서 사건의 전모를 국민들께 낱낱이 알리려고 노력했다."

황경구 애국순찰팀 단장과 애국순찰팀에서 취재 및 편집 등을 담당하고 있는 이승현 국장이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소재 사무실에서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황경구 애국순찰팀 단장과 애국순찰팀에서 취재 및 편집 등을 담당하고 있는 이승현 국장이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소재 사무실에서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활동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나. 

"일반 회원님들이 자발적으로 이제 보내주시는 계좌 후원이 있고 유튜브 채널을 통한 수입이 있는데 '황경구의 시사창고'라는 메인 채널은 지난해 4월 13일부터 모든 수익이 차단됐다. 그래서 최근에는 '시사파이터'라는 서브 채널을 하나 더 개설해서 활동 중이다. 

'황경구의 시사창고'에 대해 (유튜브 측이) 노딱(광고수입 못얻게 하는 조치) 정도가 아니라 아예 광고를 안 달아주고 심지어 멤버십 회원도 다 탈출시키게 하더라. 여하튼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진 퀴어 축제를 반대하다가 수익창출이 금지됐다. 외국처럼 특별 구역을 정해서 그곳에서만 축제를 하던가 하지 왜 도심 한복판에서 그것을 해서 그들과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드느냐는 항변이었는데 그 이후 그 어떤 경고도 없이 채널에서 수익창출이 안되게 됐다. 그래서 자금이 항상 부족하다. 가끔 독지가들이 자금을 지원해 주시기는 한다. 예를 들어서 최근의 민심버스 같은 것을 운영할 때 특별 공지를 해서 도움을 받아 운영한다."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이 TV토론에 앞서 '거짓말 방지 각서'를 써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대선후보자 TV토론의 위상과 공신력이 실추하게 된 것은 지난 2018년 6월 13일 지방선거 때의 'TV토론 거짓말 논란'이 단초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2018년 6월 13일 지방선거와 관련해 TV토론에서 '친형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에 관여하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발언해 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2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끄는 전원합의체는 이 후보가 거짓말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소극적 자기 방어용 거짓말이었고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는 다소 의아한 판결로 면죄부를 줬다. 

국민은 토론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심지어 '대선후보의 TV토론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재명 후보의 거짓말로 인해 대선후보 TV토론의 위상과 신뢰가 실추됐는 바, TV토론에 대한 불신을 종식시키기 위해 진정성 있는 대국민 사과로 토론의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법원으로부터 비록 면죄부를 받았지만 거짓말한 사실은 확인됐으므로 진정성 있는 대국민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 모든 대선 후보는 이번 TV토론을 앞두고 'TV토론 거짓말 방지 각서'에 자필로 서명해야 한다. 혹여라도 이번 TV토론에서 거짓말을 했을 경우, 모든 민형사상의 책임 및 국민 기망 사실에 대한 사기죄로 처벌받을 것임을 서약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 애국순찰팀은 이 같은 내용의 '제안서'를 각당의 당직자들에게 접수시켰지만 아직 답변을 보내온 곳은 한 곳도 없다."

애국순찰팀 사무실에 놓여져 있는 작업용 PC에 떠올려져 있는 유튜브 채널명이 이채롭다. (사진=원성훈 기자)
애국순찰팀 사무실에 놓여져 있는 작업용 PC에 떠올려져 있는 '황경구의 시사창고' 로고가 이채롭다. (사진=원성훈 기자)

-여야 4당에게 전해 준 '거짓말 방지 각서'의 현재까지 상황은 어떠한가.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 대해선 우리가 이해를 한다. 정의당의 경우는 '거짓말 방지 각서'에 대한 거부가 아니었고 우리가 찾아간 다음 날에 심 후보가 모든 일정을 일단 접고 칩거에 들어갔기 때문에 우리가 정의당은 이해 한다. 복귀 기자회견을 한 것이 지난 17일이니까 이번 주에라도 찾아가서 다시 당직자 편에 주면 되는데 정의당을 뺀 나머지 3당은 이해하기 어렵다. 

'거짓말 방지 각서'를 각당에 전해줄때 그 문서에 분명히 표기했다. 이를테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각종 SNS에 '거짓말 방지 각서'에 대해 의사표시를 한 것도 공식답변으로 인정한다고 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각당은 아무런 답변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윤석열 후보에게 상당히 실망했다. 누구보다도 우선적으로 바로 긍정적 답변이 빨리 나올 것으로 봤는데 그렇지 않았다. 국민의힘 당직자가 공식적으로 문서수령했다는 것을 확인했는데도 답변이 없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오히려 답변이 없을 수 있다. 이재명 후보는 불편할 수 있다. 그것이 애초에 이재명 후보 때문에 만든 만들어진 것이니까 그럴수 있다. 하지만 윤 후보에 대해선 많이 실망했다.

이재명 후보는 과거에 자신이 TV토론에서 버젓이 거짓말 한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그후 신뢰 회복을 하고나서 그 다음에 서명을 각당 후보들이 한 후에 TV토론장에 앉아야만 그동안에 이재명 후보로 인해서 불가피하게 위상이 실추된 TV토론의 위상과 신뢰가 회복되는 것이다."

-과거 '참여연대'의 낙선운동과 지금 애국순찰팀의 '거짓말 방지 각서'의 차이점은.

"참여연대 같은 경우에는 실질적인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후보들이 무시를 못하고 끌려다니면서 낙선운동 명단에 자기들이 들어가게 될까봐 노심초사했지만, 우리 '애국순찰팀'이 '거짓말 방지 각서'를 각당 대선후보에게 받는다고 하면 현실적인 힘이 약한 편이라서 각당 후보들이 무시하는 것이다. 제도권에 있는 정치인들은 자기들이 현실적인 매를 맞아봐야 체감을 하게되고 그래야 인정하는 속성이 있다. 바로 이런 점을 이번에 우리가 깨우쳤고 우리 시민단체가 이번에 또 다시 현장학습을 통해 체험하게 된 것이다. 

대화를 통해 논리적으로 설득을 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정치인들은 자기들이 유리한 것만 들으려고 하는 본능적인 정치인들의 DNA가 있더라. 그렇다보니, 어떠한 민원도 자기가 먹고 싶은 것만 따 먹으려고 한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바로 이런 점을 우리가 개혁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좀 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오는 29일 혹은 30일 또는 31일에 대선 후보자들의 TV토론이 이뤄질 것 같은데 그때 바로 저희 시민단체가 그들의 면전에서 '거짓말 방지 각서' 제안에 대한 시민들의 우호적인 반응을 모아 시민들이 정치인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을 전할 것이다."

서울 마포구 소재 애국순찰팀 사무실의 창가쪽에 놓여져 있는 황경구 단장의 각종 액자가 산뜻한 느낌을 준다. (사진=원성훈 기자)
애국순찰팀 사무실의 창가쪽에 황경구 단장의 캐리커처 액자 등이 놓여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정치인들을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견인하기 위한 방안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원이나 시민들의 참여 부분에서 다른 정당들과는 조금 다르다. 약간 낫다는 얘기다.

우리 시민사회의 참여도가 굉장히 낮은 데가 보수 쪽이다. 우리 시민단체들이 아무리 항거하고 개혁을 위해 노력한다해도 시민단체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제도권에 그 목소리가 와닿고 그것이 수렴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 시민사회에서도 우리와 소통이 되는 사람이 우리를 찾게하거나 그것이 안 된다면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도 키우고 그런 소통시스템도 확립해 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정치권과 항상 수시로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형식상 하는 것 말고, 선거 때만 만드는 청년 캠프 포럼 이런 것 말고 말이다. 상시협의기구를 둬서 항상 소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국회의원들이 시민단체 사무실로 언제 무엇을 들고 논의하러 가겠다는 식이 되는 수평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게 돼야만 민의가 국정에 바로 바로 가감없이 반영될 수 있다. 

과거에 해왔듯이 시민단체가 뭔가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만 국회소통관에서 잠시 자리 비워주면서 할 말을 해봐라라는 식으로는 부족하기 짝이 없다는 얘기다. 제도권 하고 우리 시민사회가 뭔가 서로 조화를 이뤄서 국가적으로 이득이 되는 사안에 대해 상시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바로 그런 쪽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려고 애쓰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