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8.01 10:44
전체 증권사 일시에 시세정보 오류…코스콤은 '묵묵부답'
투자자 대표 "한국거래소,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해야"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전날 전체 증권사에서 주식 시세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오류의 원인은 코스콤 측에서 발생했지만, 오류 발생 공지는 증권사의 몫이었다. 오류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은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내 장 개장 직후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주식 시세 관련 데이터가 전송되지 않으면서 오류가 발생했다.
코스피 시장은 오전 9시 8분경, 코스닥 시장은 오전 9시 12분경에 정상화가 됐지만, 투자자들은 일주일 첫 거래일인 월요일이자 하루 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시간에 오류가 생겨 불만을 쏟아냈다.
투자자들은 "하다 하다 호가창 가지고도 장난질이냐", "해킹당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일부 투자자들은 자신이 사용 중인 MTS의 증권사를 거론하며 '너무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이차전지 관련주 주문 폭등, 파생상품 시장 조기 개장으로 인해 오류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오류의 원인은 코스콤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거래소는 코스콤이 체크단말기를 통해 공지한 안내사항을 공유하며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 시세정보 전송이 일부 지연돼 투자자와 회원사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번 문제는 정보시스템 운영을 위한 준비작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향후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 운영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코스콤은 거래소 장내시장과 금융투자협회 장외시장에서 발생한 체결, 호가, 공시, 지수 등 시장 정보를 분배하는 시세 정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거래소로부터 위탁해 운용 중이다.
코스콤 측 오류로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지만 사과는 증권사의 몫이었다. 전날 오류가 발생하자마자 증권사들은 공지사항을 통해 상황을 알렸다.
삼성증권은 "오전 9시부터 거래소로부터 수신하는 시세 정보에 문제가 발생해 전 증권사 동일하게 조회 지연 현상이 있었다"며 "고객분들께서는 업무가 정상 처리되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물론 중소형 증권사들까지 모든 증권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시세 지연 안내를 오류 직후 공지했다.
하지만 오류의 발생지인 코스콤과 코스콤의 지배기업인 한국거래소는 관련 사항을 공지하지 않았다. 오류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홈페이지에는 관련 공지사항을 게시하지 않고 있다. 정확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코스콤의 주요 수입원은 용역수입이다. 지난해 용역수입으로 2986억원을, 지난 2021년에는 2866억원을 벌었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코스콤의 전산 시스템을 임대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와 거래소는 전산장애가 발생하면 책임공방을 벌이기도 하지만 책임은 항상 투자자들이 거래하는 증권사 몫이었다. 투자자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거래소의 시스템 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전날 시스템 오류가 금방 정상화됐지만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거래소는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