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5.15 11:00

총재, 통화정책 재검토 시사 '인하' 언제?…4분기로 연기되나
기존 '2.1%' 올해 성장률 상향 조정 예고…2%대 중반 제시할까

연 3.50%인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작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연속된 10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다. (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연 3.50%인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작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연속된 10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다. (출처=한국은행 홈페이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다음 주 23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3.50%인 기준금리를 논의한다. 상반기 중 열리는 마지막 금통위다. 

시장은 지난 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 5.25~5.50%의 정책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하고, 금리인하 시기의 지연을 시사한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3.25%에서 3.50%로 인상된 뒤,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연속된 10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다.

최근 한은 통화정책은 예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 수장인 이창용 총재가 통화정책 '원점 재검토'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오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월 통방 발표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언급함에 따라 금리인하가 멀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달라진 조건으로 연준 금리인하 지연, 예상보다 높았던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 중동사태 등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유가·환율 변동성 확대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금통위원도 일부 교체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4월 12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4월 12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우선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물가·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가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인하 개시 시점이 9월로 미뤄지고 올해 인하횟수도 1~2차례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을 살펴봐도 14일 기준 6월 FOMC 동결 확률은 무려 96.3%에 달한다. 7월 FOMC에서의 동결 확률도 76.7%로 압도적이다. 9월에서야 동결 확률이 39.1%로 인하 확률에 뒤진다. 2.0%포인트까지 벌어져 있는 한미 금리 역전폭을 고려하면 연준이 9월 인하하면 10월 금통위에서야 인하할 수 있게 된다.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전개되던 중동지역 지정학 리스크가 이스라엘과 이란 본토까지 확장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특히 1분기 국내 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예상을 웃도는 모습을 나타내면서 완화적이었던 4월 금통위와 상반되게 한은의 조기 금리인하 필요성이 축소됐다.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 속보치는 1.3%로 시장 예상(0.6%)을 크게 상회했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후반으로 상향하고 있다.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금리인하 명분은 약화되고 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저금리 시대에 돌입하면서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한 적은 없다"며 "이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국내 특성상 자금 유출 우려가 재차 확대될 수 있는 데에 기인한다. 현 사이클에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지만, 자금 유출 우려가 제한적이었던 것은 연준이 곧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인하하는 것은 아예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시그널을 강하게 보낸다면 한은이 한두 달 정도는 먼저 인하할 수 있겠지만, 이는 국내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으로 하락해야 가능하다. 누적된 고물가 영향이 높은 생활물가로 이어지고 있는데 결국 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미국과 같이 연말 즈음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 4분기 2회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함께 내놓는다. 현재 2.1%인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오를 예정이다. 이 총재도 "성장률 상향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1분기 우리경제가 깜짝 성장하면서 기관들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오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분기 성장률 속보치 발표 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우리나라 성장 전망을 대폭 상향했다.

바클레이즈는 1.9%에서 2.7%로, 골드만삭스는 2.2%에서 2.5%로, BNP파리바는 1.9%에서 2.5%로, JP모건 체이스는 2.3%에서 2.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지난 2월 2.3%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2일에는 0.4%포인트를 올린 2.6%로 제시했다. 이들 전망을 고려하면 한은도 2% 중반대의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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