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4.06.08 07:00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김 회장 취임 1주년…"GA '높은 위상·좋은 평판' 온 힘 쏟을 것"
GA 관리·모니터링 권한 필요, '자율리니언시센터' 운영
'보험GA협회' 명칭 변경, 판매전문회사 컨퍼런스 개최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이 지난 5일 본지와 진행한 '취임 1주년 기념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이 지난 5일 본지와 진행한 '취임 1주년 기념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김 회장 취임 후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는 변화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우선 자율협약을 통해 설계사 빼 오기 출혈 경쟁 예방, 판매 과정별 법규 및 판매 준칙 준수 등 업계의 자정화 작업에 드라이브를 건 상태다. 그동안의 부조리를 전부 털어내고 새사람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보험산업은 보험상품 제조와 판매의 분리, 즉 제판분리와 함께 GA 중심으로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보험상품 판매 인력 대비 GA 소속 설계사 비중은 2012년 39.1%에서 2022년 60.1%까지 늘어났다. 금융당국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이목이 자연스레 GA 업계로 쏠리는 이유다.

이렇다보니 김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GA 업계 발전의 갈림길에서 함께 찾아온 기회와 위기를 조화롭게 소화해야 하는 임무를 완수해야 해서다. 아래는 김용태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GA 업계 성장이 눈에 띈다. 취임 1년 소회는.

"GA 업계는 양적 성장 외에 지난 1년간 괄목할 '질적 성장'도 이뤄내기 위해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을 경주해 왔다. 

그동안 보험 판매시장에서 문제가 터졌을 때 가장 큰 원인 제공자로 지목됐다. 감독당국을 비롯해 사회적으로도 비판의 주된 대상이었다. 이런 '낮은 위상, 나쁜 평판'은 꼬리표처럼 업계를 늘 따라다녔다.

협회는 이 꼬리표를 완벽히 떼겠다는 일념으로 지난해 9월부터 지금껏 'GA 자율협약'을 주도하고 있다. 자율협약의 골자는 설계사 인력 빼 오기 출혈 경쟁 예방과 부당 승환계약 예방이다. 

자율협약에는 중대형사 55곳이 참여해 GA 전문성 확보, 성숙한 영업환경 조성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율협약을 통해 부당행위 사례가 단 1건에 불과할 정도로 잘 지켜지고 있다.

이러한 자율협약을 통해 협회의 진심이 보험소비자와 금융당국까지 전달되면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 GA 업계가 보험산업 한 축으로 기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는.

"이제 토대가 마련된 자율협약의 내실을 더욱 단단히 다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율협약 안정화에 수반하는 모든 것들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GA 업계에만 적용하고 있는 자율협약을 보험 판매채널 전부에 확대하고 더 나아가, 금융당국 규정으로 못을 박는 방식이다. 자율협약이 GA 업계 전반에 뿌리를 내릴수록 보험산업은 견고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한 전제로 우선 보험 판매채널 간의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제도적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공정성 측면에서 부당 승환율을 채널별로 공시하고 'GA채널 신인 활동 지원비' 제도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 제도 현실화 측면에서는 '준법경영비'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1200%룰을 예로 들면 전속채널에 비해 GA채널이 구조상 적용이 불리하기 때문에 준법 및 소비자보호 조직 운영, 전산시스템 구축 관련 업무 예산 집행을 '특별계정'으로 운영하자는 취지다.

업계 플레이어인 GA를 향한 조치도 필요하다. GA가 보험산업 내에서 앞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해내려면 자체적인 역량 강화와 투명성 제고부터 이뤄져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 중인 게 바로 'GA 기업평가'다.

GA 기업평가의 목적은 '정상적 자본조달 통로'의 확보다. 통상 신용평가사로부터 기업평가를 받은 후 등급을 부여받아야 회사가 자본시장에서 돈을 끌어올 수 있지만 GA 업계에는 기업평가 사례가 전무했다. 때문에 GA는 여태 고금리로 자본을 차입할 수밖에 없었다.

더 큰 문제는 GA가 이렇게 끌어온 비싼 돈으로 사람 수 늘리기에만 급급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설계사 인력 빼 오기 출혈 경쟁이 생겼던 것이고 자연스레 부당 승환계약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기업평가를 받아 자본을 늘리게 되면 신규 인력 유입 등 인적 투자와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시설 투자를 동시에 이룰 수 있어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투명성도 제고돼 투자자는 물론 보험소비자의 신뢰도 얻을 수 있다."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이 지난 5월 29일 열린 '취임 1주년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한국보험대리점협회)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이 지난 5월 29일 열린 '취임 1주년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한국보험대리점협회)

- GA 업계의 성장 청사진이 기대된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의 제재 강도가 올라가고 있다. 

"이미 말씀드린 GA 기업평가의 경우, 여태 시도된 적 없기에 협회 차원에서 현재 평가 모델을 만드는 파일럿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GA 대상의 기업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GA 업계가 보험산업의 한 축으로 당당히 나서기 위한 채비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시선이 우리를 향하고 있다. 그만큼 GA 업계 또한 국내 금융산업의 주요 구성원으로 거듭났기에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GA 업계도 당연히 금융당국과 그 궤를 같이하는바, 업계 자정화의 성공을 위해 이전보다 더욱 엄격한 관리 및 감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이전보다 더욱 공정한 관리 및 감독도 필요하다고 본다.   

공정한 관리 및 감독이 이뤄지려면 우선 업계끼리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할 장치가 필요하다. 이 장치로는 앞서 말한 GA채널 신인 활동 지원비 제도, 준법경영비 제도 외에 협회가 GA 업계를 관리 및 모니터링할 수 있는 권한도 하나의 장치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협회에는 GA 업계를 관리 및 모니터링할 수 있는 권한이 위임돼 있지 않다. 금융당국이 GA 업계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직접 나서고는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형국이다. 이에 협회는 금융당국에 GA 업계 관리 및 모니터링을 위한 권한 위임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협회가 업계 자정화를 위한 끈을 항상 놓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허위·가공계약을 의미하는 '작성계약'에 대한 자율시정 자진신고를 회원사들로부터 받고 있다. 신고 대상과 내용은 2021년 5월 이후 GA 임원이나 영업점의 장 등이 조직적으로 주도해 모집한 작성계약이다. 협회가 마련한 '자율리니언시센터'로 관련 내용을 보내면 된다."

-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자율협약으로 여태 개선된 평판을 더 좋게 만들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혹여라도 GA 업계 내 남아 있을 잘못된 관행들을 과감하게 뜯어고칠 생각이다. 

무엇보다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협회 운영을 통해 GA 업계가 보험 판매시장에서 위상과 평판에 손상을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도 해내겠다.

아까도 말씀드렸듯 GA 스스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인 'GA 기업평가'의 모델링 작업을 올해 끝마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에는 실질적인 GA 기업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잘 가이드하고 이끌어가는 게 목표다. 

무엇보다 GA 업계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적극적인 홍보 활동도 함께 펼칠 계획이다. 보험소비자를 상대로 보험상품을 팔고 그에 따른 수당을 받는 이런 소극적인 처지로 인식할 게 아니고 우리 스스로 당당해지자는 취지다. 

우리 업계 구성원들에게 '여러분들은 국가 발전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GA 업계를 비롯한 보험산업이 앞으로 올곧게만 나아간다면, 분명 금융산업의 한 축을 넘어 국가의 복지 기능까지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GA 업계가 성장을 이뤄내 한 단계 도약한 만큼 협회 위상에도 변화를 주고자 한다. 협회 명칭을 '보험GA협회'로 변경할 계획이며 자율협약 제도화와 명문화, 새로운 성장 모델 발굴 등에도 힘쓸 예정이다. 

보험판매전문회사가 하루라도 빨리 GA 업계에 정식으로 제도화될 수 있도록 국회 등에 지속해서 보험판매전문회사와 그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시에 의원 입법과 같은 적극적인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다. 보험판매전문회사 논의를 위한 콘퍼런스도 열 방침이다. 

이 모든 게 조화를 이루게 된다면 분명 GA 업계는 '낮은 위상, 나쁜 평판'에서 '높은 위상, 좋은 평판'의 목표치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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