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7.18 09:36
무함마드 빈 살만 (사진=빈살만 페이스북 캡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진=빈살만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자 중동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 이란 등 미국의 적대적 국가들과 협력 강화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정치, 통상, 경제,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지도자는 특히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틀 내에서 면밀한 협력을 계속할 중요성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압박에도 러시아와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를 써온 국가다.

미국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협력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사우디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고유가로 누리는 전쟁자금 추가 확보를 견제하기 위해 사우디에 원유 증산을 압박했다가 사실상 거부당한 바 있다.

사우디아는 마찬가지로 미국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이란과도 관계개선을 향한 행보에 속도를 높였다.

이란 ISNA 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마수다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당선인과 이날 전화통화를 하고 여러 분야의 협력을 확대할 필요성을 함께 강조했다.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맹주로 앙숙이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2016년 단절된 외교관계를 중국의 중재 속에 작년 3월 복원했다.

사우디의 러시아, 이란 밀착은 미국의 정치권의 대혼란 속에 이뤄져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러시아 제재를 주도해왔으며 러시아, 이란, 사우디 등 권위주의 국가에 인권, 법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등 서방의 가치를 압박해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그대로 장악한 채로 전쟁을 끝낸다는 입장이며 , 외국 내정이 자국에 별도 이익이 없으면 간섭하지 않는 고립주의 성향을 보여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