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7.21 14:00
트럼프·바이든 협공에 SK하이닉스 '급락'…2800선 붕괴
"LG엔솔·기아·알파벳·테슬라·아마존 등 대형주 실적 기대"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번 주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만 반도체 관련 발언과 조 바이든 정부의 수위 높은 대중 반도체 규제 영향에 반도체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다만 증권가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더불어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어닝 시즌이 예정된 만큼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 것이라 내다봤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주(2857.00)보다 61.54포인트(2.15%) 하락한 2795.46에 마감하며 2800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전주(850.37) 대비 21.65포인트(2.55%) 내린 828.72에 마감됐다.
이번 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1조3732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625억원, 611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피의 약세는 반도체 관련주들의 부진 영향이 컸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산업의 거의 100%를 빼앗아 갔다"며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하라고 촉구했다.
바이든 정부도 미국 기술이 들어간 제품의 특정 국가(중국 등) 반입을 금지하는 등 해외직접생산규칙(FDPR)을 다른 나라 제품에도 적용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같은 소식에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는 지난주 금요일 종가인 23만3000원 대비 2만3500원(-10.08%) 내린 20만9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도 8만4400원에 장을 끝내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총격 사건 이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급격하게 높아지자 관세 등 미국 우선주의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 점이 반도체 주식들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의 예상범위로 2760~2880선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강화와 2분기 기업 실적 호조를, 하락 요인으로는 트럼프 미 대선 후보의 정책 리스크와 미국 주식시장의 순환매를 꼽았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2분기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쏠리고 있다. 오는 22일 포스코홀딩스를 시작으로 23일에는 미국 기업 알파벳과 테슬라, 24일에는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김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 기업과 한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대거 예정된 가운데 TSMC가 다음 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하는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강한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금리 인하 전망과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부각되며 빅테크 조정, 중소형주의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단기간에 변동성이 지나치게 빠르게 높아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빅테크 실적 발표를 계기로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돼 선순환 흐름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주 실적 발표가 예정된 미국 기업에는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테슬라·비자·코카콜라(23일·이하 한국시간) ▲퀄컴·써모피셔(24일) ▲아마존(25일) 등이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포스코홀딩스(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물산·삼성전기(24일) ▲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기아·신한지주·HD현대중공업(25일) ▲SK이노베이션(26일) 등이 있다.
김 연구원은 다음 주 관심을 두어야 할 업종으로 ▲반도체 ▲기계 ▲조선 ▲방산 ▲원전 등을 꼽았다.
그는 "현재 주식시장은 트럼프 불확실성을 크게 반영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공약 중에는 감세나 규제 완화 등 한국 주식시장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요소도 상존한다"며 "트럼프 정책을 꼼꼼히 재검토하면 점차 변동성이 줄고 수혜주도 부각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다음 주 예정된 주요 이벤트로는 ▲중국 인민은행 대출우대금리 고시(22일·이하 한국시간) ▲6월 생산자물가(23일) ▲유로존 7월 유럽위원회 소비자신뢰지수(23일) ▲유로존 7월 S&P 글로벌 PMI(24일) ▲미국 7월 S&P 글로벌 PMI(24일) ▲2분기 GDP(25일) ▲미국 6월 내구재 수주(25일) ▲미국 2분기 GDP(25일) ▲미국 6월 PCE물가(26일) ▲미국 7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26일)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