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7.19 16:41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AI의 신뢰 확보하면, AI 산업 더 발전할 것"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생성형 AI가 이제 우리의 업무와 일상은 물론 미래도 바꿀 전망이다. 챗GPT 이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너도나도 '생성형 AI'를 개발·도입하면서 네이버·SK텔레콤·KT·LG·카카오 등 국내 주요 IT 기업들도 속속 이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기능의 스마트폰 도입이 활발하며 소비자 반응도 좋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런던대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 결과, 실시간 통역·번역, 문서 요약, '서클 투 서치' 등 모바일로 AI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그렇지 않은 사용자들보다 삶의 질을 높게 평가할 확률이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데이터 편향이나 할루시네이션(환각) 등 부작용을 일으켜 잘못 사용될 가능성도 커 부작용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뉴스웍스는 AI HR 솔루션 기업인 제네시스랩 이영복 대표를 만나 생성형 AI의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무엇인지, AI 기본법은 어떻게 준비돼야 하는지 등, AI를 둘러싼 최근의 현안을 물었다.

-국내는 아직 AI 기본법이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EU·미국·중국·일본 등은 AI 법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기본법이 필요하다면 어떠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나.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의료 AI에서 개발사들이 알고리즘을 어떻게 만들었고, 데이터를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채용 과정에서 AI를 사용할 경우에도 검증을 받아야 한다. AI 트렌스포메이션으로 가려면 규제도 있고, 책임도 있고,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들어야 한다. AI 기본법을 적용해 믿을 수 있는 AI를 많이 쓰면 AI 산업이 더 발전할 수밖에 없다. '규제를 하면 기업에 부담을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사실은 그 반대다. 고위험군인 의료, 모빌리티, 채용 분야는 누군가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규제가 필요하다."
-AI 기본법이 만들어지면 AI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지 않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과기정통부와 공동으로 AI 윤리기준의 '자율점검표'를 개발했다. 데이터 보호, 다양성 존중, 인권 보장 등 여러 항목에 대해 점검표를 만들었다. AI 윤리는 기업이 자율점검해야 하는 부분이고 TTA 인증은 필수가 아니다 보니 사명을 가지지 않는 한 이를 지킬 의무는 없다. 따라서 민간 기업에는 어느 정도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AI 윤리를 적용하면 시장에서 제품이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영업에도 도움이 된다. 규제가 있어야 시장은 더 잘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IMF는 전 세계 일자리의 40%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세계경제포럼은 2025년까지 8500만개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적으로는 노동의 수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 대신 질적으로는 더 높아진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작업은 AI에 맡기고 더 사람다운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엑셀 작업 등 업무는 최대한 AI가 도와주면 기업들은 인원을 더 줄이게 된다. 하지만 새롭게 생기는 직업도 많을 것으로 본다. 일례로 AI를 가지고 현대미술 작업을 하는 게 그렇다. 특히 개인들은 각 분야에서 자신이 원하는 'AI 에이전트'를 만들어서 업무를 진행할 것으로 본다."
-제네시스랩은 영상면접 시스템이 대표 제품이다.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얻는 이유는 무엇인가.
"영상면접 시스템을 140여 개 고객사에 공급했다. 기업이 수천명을 대면 면접한다고 하면 매몰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전문 면접가들 1급이 하루 30만~50만원의 비용이 필요한데, 많은 수의 면접을 진행한다면 수십 명이 필요하다. 또한 공정성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면접관을 뽑아도 과연 그가 잘 판단할 것인지 불분명한 것이 사실이다. 데이터를 쌓아 AI 면접을 도입하면, AI 면접관과 응시자 간의 면접이 완벽하게 구현될 수 있는 만큼, 효용성과 비용을 따져볼 때 AI 면접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육군은 지난해 1차 면접에 도입했고, 올해는 2차 면접, 내년에는 최종인 3차 면접까지 AI 면접을 도입하기로 했다. 군 조직이 HR에서 가장 빠른 조직인데, 군에서 만족하고 사용했다면 다른 기업들도 AI 면접으로 대체해도 되겠다는 인식을 가질 것으로 본다."
-AI 면접이 사람 면접을 대체할 만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동일한 평가 항목에 대해 사람 면접관과 AI가 각각 평가하는 데 사람과 AI 모두 높은 점수를 줬다면 상관 지수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 고성과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등을 평가해 나온 상관계수를 비교해 볼 때 AI 면접이 사람을 능가하는 품질을 가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노동부에서 사람을 예측하는 데 0.35 이상이면 '매우 유용한 툴'로 평가한다. 육군의 AI 면접이 0.6 이상 나왔고 특정 기관에서도 0.8이 나와 AI 면접의 품질은 매우 우수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 논문에 따르면 의료 분야에서도 AI의 도움을 받는 의사가, AI만 쓰거나 사람 혼자만 하는 의료 행위에 비해 더 높은 정확도를 갖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IPO 계획을 가지고 있는 데 어떻게 진행되나.
"당초 올해 말로 예상했는데 더 보완해야 해 내년 초가 될 것 같다. 하나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해 진행 중이다. 지금부터 준비해 기평 등급을 확보하고 연초에 거래소에 신청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약 200억원의 투자를 받았는데 기술 특례상장을 준비하는 데 자금이 필요해 추가 투자 유치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은 기술과 시장성이 확보된 회사들을 고르는 '옥석 가리기' 작업이 될 것으로 본다."
-AI 정신 건강 카운슬러, AI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사업도 전개하는 것으로 안다.
"AI 정신 건강 카운슬러 '닥터리스'는 재단이나 사회적 기업, 대학교에 제공하며 해외에도 지원하고 있다. 우울증부터 조울증, 조증, 불쾌장애, 공황장애 등의 여부를 점검할 수 있으며 사회적, 정신적, 신체적으로, 전인적으로 분석해 준다. 많은 사람이 정신과에 가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때문에 이 서비스는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AI 팬덤 플랫폼인 '쥬씨'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프리 리코딩해 AI로 이용자와 퀴즈를 내는 등 대화할 수 있게 한 플랫폼이다. 현재 약 50만명이 가입했고 10대들의 선호도가 높다. 10개 콘텐츠는 무료로 볼 수 있으며 나머지는 하트를 충전해 3000원을 내고 봐야 한다. 한 콘텐츠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두 달간 5만명에게 판매돼 1억5000만원 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이 콘텐츠를 만든 크리에이터는 8000만원을 벌었다. 또한 유튜브에서 150만명 구독자를 확보한 크리에이터 '파뿌리'도 최근 합류하는 등, 유명 크리에이터들을 영입하고 있어 사용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올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고객사 확보를 통해 매출을 작년 대비 200~300%로 키우고 싶다. 쥬씨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수많은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로 나가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쥬씨는 찍어놓은 영상을 인도네시아 말로 제공할 수 있는데 글로벌로 진출하는 툴이 될 수 있다. 또 정부는 국민 세금으로 면접을 보는 데 인사혁신처는 160개조를 5일 동안 면접을 봐 상반기에 면접관 비용만 5억원을 지출했다. 비용을 절감하고 공정성을 더 높이기 위해 AI 면접관이 널리 사용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