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8.19 11:00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 이천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 이천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SK그룹 주요 경영진들이 인공지능(AI) 사업 전략과 SKMS(SK Management System) 내재화 방안 등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실천 방안 모색에 나선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AI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낙점한 바 있다. 

SK그룹은 19일부터 사흘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이천포럼' 개막식을 열고 사흘간 이어지는 일정을 시작했다.  

이천포럼은 옛 확대경영회의인 6월 경영전략회의,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그룹 3대 회의'로 꼽히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2017년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기업이 '서든 데스'하지 않으려면 기술 혁신과 사회·경제적 요구를 이해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통찰력을 키우는 토론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면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경영진의 학습 포럼으로 출발한 것이지만, 현재는 SK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집단지성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 사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글로벌 경제 트렌드와 혁신 기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이와 연계된 미래 사업 방향성 등을 논의하는 담론의 장 역할을 해왔다.

SK는 포럼 기간 중 AI 트렌지션(AI 전환)에 따른 산업 지형 재편과 이로 인한 비즈니스 기회 및 위협 요인들을 점검하고, 자사가 추진하고 있는 AI 밸류체인을 더욱 정교화하기 위해 인공지능 각 분야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댄다.

이번 이천 포럼의 주요 의제도 ▲AI생태계 확장 과정에서 성공적 가치 창출 방안 모색 ▲AI기반 DT(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변화관리 체계 ▲AI 시대,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혁신 등으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SK그룹 고유 경영 철학인 SKMS의 실천력 제고를 위한 구성원 토의 세션도 이어진다. 급변하는 AI 시장 등 한치 앞을 전망하기 어려운 경영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SKMS 정신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AI를 주제로 한 19일 첫날 일정에는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이 참석한다. 또한 AI 분야 각계 리더와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대한상의 및 울산상의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특히 이번 포럼에는 SK텔레콤 주도로 결성한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 연합인 ‘K-AI 얼라이언스’ 소속 기업 대표들도 다수 참석해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방안들을 제언할 예정이다.

첫날 오프닝은 SK텔레콤 유영상 사장이 맡는다. SK텔레콤은 AI 신성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존 통신 사업의 AI 전환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어 ‘다가오는 AGI(범용 인공지능) 시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첫 세션이 열린다. ‘현대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르겐 슈미트후버 사우디 왕립 과학기술대(KAUST) 교수가 오프닝 기조연설을 맡는다. 슈미트후버 교수는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AI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흐름을 공유하고, AGI시대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에 대해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눈다.

두 번째 세션 ‘SK의 성공적 AI 사업 추진’에는 잭 카스 전 오픈 AI GTM 담당 임원이 참석해 AI 산업 생태계 확장 과정에서 비즈니스 기회 포착을 위한 실행전략에 대해 발표한다. 유경상 SK텔레콤 전사전략 담당도 SK그룹 AI 사업 전반 현황 등을 발제한다.

이어지는 세션에는 윤풍영 SK㈜ C&C 사장, 짐 스나베 지멘스 이사회 의장 등이 ‘AI 기반 DT 촉진 위한 변화관리 체계’에 대한 견해를 밝힌다.

AI 시대에 맞춰 ‘구성원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혁신할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진다. 구성원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개인 업무생산성 제고 방안을 찾아보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요 사례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20일에는 SK그룹 핵심 경영철학인 SKMS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를 높이는 시간이 마련된다. 각 멤버사는 사별 워크숍을 갖고 SKMS 기본 개념, 실천사례 들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경영 환경의 변곡점마다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SKMS를 다시 이해하고, 각 사가 직면한 경영과제를 돌파하기 위한 실천 방안들을 구성원 목소리로 직접 들으며 일선 현장에서 SKMS 실행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마지막 날인 21일엔 최태원 회장이 구성원들과 함께 포럼 성과를 돌아보고 AI와 SKMS 실천 일상화를 위한 지혜를 모으는 시간이 마련된다. 이어 최 회장의 클로징 스피치를 끝으로 3일간 진행되는 이천포럼의 대단원도 마무리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 이천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 이천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번 이천포럼에서는 AI 전략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게 돼 관심을 모은다. 

SK하이닉스는 AI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데, 82조원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최근 SK그룹 내 SK이노베이션 및 SK E&S 합병을 결정한 것도 AI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만 하다. 또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만 5년 간 약 3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최근 최 회장의 행보를 분석해봐도 AI 사업을 염두에 둔 활동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출장에서는 오픈AI, 인텔, 아마존, MS CEO들과 만나 AI 협력 방안에 대해 중점적으로 얘기를 나눴다. 최 회장은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변화의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며 “그룹 역량을 활용해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헀다.

최 회장은 또 지난 5월에도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 캠퍼스를 찾아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이 시장에서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 만이 살아남아 AI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흔들림 없이 기술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차세대 제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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