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4.10.28 10:12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9.85%·베인캐피탈 1.41%
MBK "임시 주주총회 소집 통해 거버넌스 개선"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의장과 박기덕 사장, 조현덕 김앤장 변호사가 참석했다. (사진=정현준 기자)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의장과 박기덕 사장, 조현덕 김앤장 변호사가 참석했다. (사진=정현준 기자)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고려아연이 우군인 베인캐피탈과 함께 MBK파트너스·영풍에 맞서 경영권 사수를 위해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총 11.26%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영풍 중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가운데, 이들은 향후 장내 매수 경쟁을 통해 지분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서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총주식의 11.26%인 233만1302주를 샀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9.85% 지분(204만30주)을, 베인캐피털은 1.41% 지분(29만1272주)을 각각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앞서 계획한 대로 이번에 사들인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추가로 확보한 우호 지분은 베인캐피털이 매수한 1.41% 지분이다. 이로써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기존의 33.99%에서 35.4%로 높아졌다. MBK·영풍은 앞선 공개매수로 38.47%까지 지분을 높여 놓아 양측의 지분 격차는 약 3%다.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모수가 작아져 MBK 연합 측과 최 회장 측 지분이 각각 약 43%, 40%로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양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향후 장내 매수와 우호 지분을 통한 지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9.85%의 지분을 자사주로 사들여 주주환원을 완수하고 이후 소각 작업을 진행해 주주가치 제고까지 이룰 계획"이라며 "자사주 공개매수의 적법성을 믿고 청약에 응해준 주주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물량 20%가 시중 유통 물량보다 적다는 취지의 풍문과 마타도어를 통해 6만원의 확정 이익이 보장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며 "MBK와 영풍 측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안전하다는 시그널을 의도적으로 확산시킨 의혹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시중 유통 물량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시장 불확실성을 확대한 사실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같은 날 MBK·영풍도 입장문을 통해 "다수 주주가 최윤범 회장 개인의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공개매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통해 고려아연 거버넌스를 어떻게 개선할지 상세히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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