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10.29 15:24

"말 보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 판단…컨트롤타워 부활 가능성도 적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8월 7일 파리올림픽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 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8월 7일 파리올림픽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 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삼성전자의 '위기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담은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을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 회장은 현 상황에서 별도로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 말로 하기보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이기 때문"이라며 "한마디 말보다 좋은 실적 등을 보여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27일 삼성전자가 위기론 속에서 이 회장 취임 2년을 맞았지만, 이 회장이 시장 기대와는 달리 아무런 메시지를 내놓지 않아 시장에 큰 실망감을 안겼다. 이에 따라 11월 1일 개최되는 삼성전자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별도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었다. 

그는 이에 대해 "55주년 기념식은 한종희 부회장이 진행하는 행사로, 이 회장은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며 "이날 메시지를 전하지 않을 것이며, 지금까지 창립 기념식에서 메시지를 전한 적은 없다. 창립기념식에서 메시지를 전했다는 보도들이 나오는 데 이것들은 다 오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 부회장이 창립기념식에서 발언할 계획이지만, 이 회장이 메시지를 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12월 6일 반도체 사업 진출 50주년에 이 회장이 특단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이 역시 조용히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과 달리 이 회장은 조용하고 소극적인 성격이어서 직접 나서 전략을 공개하기보다는 뒤에서 행동으로 보여준다는 생각이 더 강한 것으로 보여서다. 

언론에서 이 회장이 위기론을 맞아 강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막상 또 메시지를 내면 '회사가 위기인데 지금이 메시지를 내놓을 때냐'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이 회장이 다시 등기이사로 복귀해야 한다는 요구가 매우 커지고 있지만, 그가 등기이사로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이듬해인 2017년 1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바 있다. 이후 2019년 10월 등기이사직에서 임기가 끝나고 재선임 없이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은 이미 등기이사를 지내봤고, 다시 등기이사직에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현재 위기가 컨트롤타워 부재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컨트롤타워를 부활할지에도 관심이 쏠려 있지만, 컨트롤타워 부활 가능성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론을 극복하기 위해 이 회장이 이 선대회장처럼 더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들이 잇따르고 있고, 그의 소극적인 행보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및 컨트롤타워 재건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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