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12.05 06:00
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에 야당 주요인사들과 시민들이 대거 운집해 있는 가운데, '윤석열은 사퇴하라'는 손팻말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에 야당 주요인사들과 시민들이 대거 운집해 있는 가운데, '윤석열은 사퇴하라'는 손팻말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야6당,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4일 새벽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됐고, 오전 5시 국무회의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되면서 소동은 종료됐습니다.

뜬금없는 계엄령에 대한민국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주가는 떨어지고 환율을 오르는 등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 가운데 노동계는 '퇴진할 때까지 총파업'을 선언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6당은 전날(4일)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르면 6일부터 표결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탄핵소추안은 헌법에 따라 재적 국회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이 동의하면 가결 처리됩니다. 범야권 의석 수가 192석인 만큼 국민의힘에서 8표만 나오면 됩니다. 전날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참여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한동훈 대표 등 18명입니다. 야당은 국민의힘에 '탄핵 동참'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면 헌법 제54조·제71조에 의해 그 즉시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가 되고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됩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탄핵수추안 가결 후 헌재의 파면 결정까지 석 달이 걸렸습니다.

◆'미복귀 전공의 처단' 포고문에 의료계 반발 확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때 계엄사령부가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포고령을 발표하면서 의정간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사실상 대화 가능성은 사라졌습니다.

전공의 등 의료인을 꼬집어 넣은 것도 모자라 '처단'이라는 문구까지 사용하면서 의료계의 대통령 하야 요구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윤 대통령을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며 "즉각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주문했습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처단은 법적, 군사적으로 강력한 제재를 가해 청년을 굴복시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 표현"이라며 "대통령으로 일말의 책임감이 남아있다면 지금이라도 모든 의료개악을 중단하고 그 자리에서 물라나라"고 촉구했습니다.

의사만 화가 난 게 아닙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불법적·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로 윤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2시간 35분의 비상계엄이 윤 대통령이 헌정을 유린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탄핵의 시간"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오는 6일 수능성적 발표를 시작으로 13일 수시 모집 합격자 발표 등 대입절차가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탄핵정국으로 흐르면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도 안갯속으로 흐르는 형국입니다.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비상계엄 사태에 증시도 '하락'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사태로 4일 증시가 하락 마감했습니다. 당초 정상 개장 여부도 불투명했던 만큼 하락 마감은 예고된 수순이었습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664 포인트로 전 거래일 대비 1.44% 떨어졌습니다. 코스닥지수도 677.15포인트로 1.98% 하락했습니다.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은 지키는 모습입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실질적 영향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S&P와 나이스신용평가 공동으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킴엥탄 S&P 전무는 "비상계엄이 몇 시간 만에 해제됐고 한국의 제도적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투자자에게는 뜻밖의 일이고, 향후 투자자 결정에 부정적 여파를 미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한국의 현재 신용등급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4078억원, 코스닥에서 148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는 등 대통령 리스크가 시장을 지배하는 모습입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윤석열 그 자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며 "고작 6시간 지속된 비상 계엄의 후폭풍을 우리 국민과 서민들이 고스란히 지게 생겼다"고 비판했습니다.

◆정부 "금융시장 정상화 때까지 '유동성 무제한' 공급"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사태로 인한 금융·외환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어 "범정부 합동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해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필요시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등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면서 채권시장·자금시장은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한은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비정례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시작하는 등 단기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또 한국은행법 제64조 및 제80조에 의거한 대출이 필요한 경우 금통위 의결을 거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최상목 부총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려면 국민과 기업, 정부 등 각 경제주체가 합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자와 고용, 소비 등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각자의 영역에서 생업과 기업활동을 이어 나가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다만 노동계는 반발을 시작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정권 퇴진시까지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고, 한국노총은 대통령 퇴진 집회 등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강달러에 '외환보유고' 두 달 연속 감소

미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우리나라 외화보유고가 두 달째 줄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153억9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3억달러 감소했습니다.

운용수익이 발생하고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도 증가했으나, 미달러화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이 감소하면서 소폭 줄었습니다. 다만 전달(-42억8000만달러)보다는 감소폭이 다소 축소된 모습입니다.

올해 10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1위는 중국으로 무려 3조2611억달러를 보유 중입니다.

◆서울지하철 2노조 파업 부결…1·3노조 내일 파업 예고

서울교통공사 제2노조인 한국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가 파업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에 따르면 지난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조합원 2615명 가운데 1254명(75.14%)이 투표에 참가해 1254명(64.02%)이 찬성했지만 재적 인원의 과반 찬성 미달(48%)로 안건은 부결됐습니다.

노조 측은 이번 결과에 대해 “3년 연속 파업 예상과 비상계엄 선포, 해체라는 정국의 불안이 조합원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작년에도 통합노조는 1노조인 서울교통공사노조와 함께 공사와의 교섭에는 참여했으나 파업에는 함께 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서울교통공사노조와 3노조인 MZ세대 주축의 올바른노동조합은 오늘(5일) 공사와의 최종 협상을 벌일 예정입니다. 타결에 실패하면 예정대로 내일(6일) 총파업에 돌입하게 됩니다. 서울지하철 대란 없도록 원만한 합의에 이르길 기대합니다.

한편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오늘 첫차부터 파업을 시작합니다. 전날 사측과의 마지막 협상에서도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코레일은 수도권전철의 평시 대비 운행률을 75% 수준으로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출근시간대는 90% 이상 운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수도권전철 1호선, 3호선, 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을 이용하는 시민의 출근길이 고단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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