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4.12.04 14:10

외국인 지분율 높은 삼성전자 매도 폭탄
금융·항공주 된서리…환율 불확실성 잔존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밤사이 진행된 비상계엄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9% 하락한 2455.47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486억2600만원 순매도 중이다. 이어 외국계 기관 순매도 종목은 LG화학, 현대차, 삼성SDI, 삼성화재, SK텔레콤 등이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금융주의 타격이 큰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는 7.88%, 신한지주 7.45%, KB금융 5.93%, 우리금융 4.01%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등 주요국이 한국을 여행 위험국가로 지정하면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등 항공주도 된서리를 맞았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배경은 정치리스크 부각으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전날 대통령은 '자유헌정 질서 수호' 명분으로 전국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러나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서 계엄 선포 2시간 반 만에 계엄을 막았다.

그 사이 코스피200 야간 선물은 4.6%까지 떨어졌다. 미 증시에 상장된 코리아ETF도 7.1%까지 밀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에 실망감을 느끼고 한국 시장을 떠날 채비에 나선 셈이다.

외환시장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정치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해 자금 이탈 압력이 고조되며 원달러 환율은 1450원까지 급등했다.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뒤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받아들이면서 1415원으로 안정을 찾았다. 현재는 1412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단 금융시장은 비상계엄 사태를 하루밤 사이 일어난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모습이지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정치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한 자금 이탈 압력은 계속될 것이란 우려다.

이에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책을 발표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발권력을 동원해 RP매입을 진행하고 FX 스왑 등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외 금융시장 사례를 보면 계엄령 발동에 따른 영향을 길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태국 계엄령 발동 당시 SET 지수는 1.6% 하락에 그친 후 상승세를 이어갔고 바트화 환율도 1.2% 절하된 후 일주일만에 원 가격 수준을 회복했다.

2016년 튀르키예 계엄령 발동 당시 BIST 지수는 13% 하락, 리리화 환율은 6% 절상됐으나 10일 이후 원 가격 추세로 복귀했다.

다만 우리나라 역시 탄핵 정국으로 전환되고 국정 불안 요인까지 겹치며 외환, 채권, 주식 모두 약세를 이어갈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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